LG엔솔 1GWh 첫 라인 구축
2027년 양산 로드맵 공개
생산·조립·시험 국내서 일괄

[천지일보=이재빈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국내에서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생산에 본격 나선다. 2027년 오창 에너지플랜트에서 초기 양산을 시작함에 따라 국내 ESS 산업 생태계 확장과 공공시장 경쟁력 확보에 큰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17일 충북 오창 에너지플랜트에서 LFP 배터리 국내 생산 계획을 공식 발표하는 행사를 열었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 연말 생산라인 구축을 시작해 2027년 1기가와트시(GWh) 규모의 양산 체계를 갖출 예정이다. 향후 수요 증가에 따라 생산 능력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오창 공장은 LG에너지솔루션의 차세대 기술 개발과 공정 혁신을 주도하는 ‘마더 팩토리’로 불린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곳에 LFP 전용 라인을 구축해 한국형 ESS 공급망을 강화하고, 장기적으로 국내 ESS 산업 전반의 성장 기반을 다지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국내 생산 전환은 연말 진행될 한국전력거래소의 ‘제2차 ESS 중앙계약시장’ 입찰도 염두에 둔 전략적 결정이다. 약 1조원 규모로 예상되는 이번 입찰의 평가 항목 중 ‘산업·경제 기여도’에는 국내 생산 여부가 포함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국산화된 LFP 생산 체계를 확보함으로써 경쟁 우위를 선점하겠다는 목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미 중국 남경 공장과 미국 미시간 공장에서 ESS용 LFP 배터리를 생산 중이며, 비(非)중국권 기업 가운데서는 유일하게 글로벌 양산 체계를 갖춘 상태다. 2024년부터 ESS 시장 진출을 확대하며 올해 3분기 말 기준 약 120GWh에 육박하는 수주 잔고도 확보했다.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ESS 시장의 90% 이상이 LFP 배터리를 기반으로 구축되고 있다. LFP는 삼원계(NCM/NCA) 배터리에 비해 원가 경쟁력이 높고 화재 위험이 낮아 대형 저장장치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LG에너지솔루션의 LFP 제품 역시 UL9540A 시험을 통과했으며, 대형 화재 모의 시험에서도 안정성을 검증받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충북도 및 국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협력사들과 함께 LFP 소재 기술 공동 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 국내 공급망을 강화하고, 기술 노하우를 국내 산업계 전반에 확산하겠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국산 기술과 국내 공급망, 공공시장 참여라는 세 가지 축이 시너지를 내며 한국 ESS 산업의 도약 계기가 될 것”이라며 “오창 공장에서 생산·조립·시험 등 전 공정을 수행해 양산 신뢰성을 높이고, 장기 운영 ESS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