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조형언어 해독자 강우방의 신작

평생 연구 통해 발견한 독창적인 미학 집대성

“문양에 깃든 우주의 질서‧생명의 숨결 일깨워”

[천지일보=백은영 기자] 미술사 연구의 거장 강우방 세계조형분석학회장ㆍ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전 국립경주박물관장)이 인류의 예술을 새롭게 읽는 책 ‘인류의 조형예술 읽기: 문양에서 조형언어로(무본당)’를 펴냈다.

이 책은 예술작품을 단순히 감상하는 대상이 아니라 ‘읽는 텍스트’로 보고 작품 속에 새겨진 문양과 형상, 반복의 구조 속에서 생명의 언어를 해독한다.

저자가 제시하는 핵심 개념은 ‘조형언어’와 ‘채색분석’이다. 이는 그가 평생의 현장 조사와 연구를 통해 발견한 독창적인 미학으로 예술의 본질을 형상과 색채의 반복적 리듬에서 찾는다.

책은 총 6부로 구성돼 있다. 1부에서는 우주의 질서와 리듬이 깃든 조형예술의 근원을 탐구하고, 2부는 조형언어의 무한한 변주를 보여준다. 3부 ‘물의 조형예술’에서는 생명과 순환의 원리를, 4부와 5부에서는 근원과 구조를 담은 조형언어의 우주적 질서를 탐색한다.

마지막 6부는 한반도의 예술에 새겨진 조형언어를 해석하며, 한국 예술의 근원적 아름다움을 새롭게 드러낸다. 부록에서는 신전과 건축, 불화, 도기, 금속공예 등 다양한 장르에서 발견한 조형의 언어를 풍부한 사례로 보여준다.

저자는 조형언어를 “작품이 스스로 말하는 방식”이라 정의한다. 작가나 시대의 배경이 아닌 작품 자체의 형상과 대화하며 그 안에서 생명의 질서를 읽어내자는 것이다.

그는 고구려 벽화, 고려청자, 불화, 단청, 민화 등 동서양의 예술을 넘나들며 인간이 창조한 모든 문양과 형상이 ‘생성의 원리’를 공유한다고 본다.

중심과 곡선, 대칭과 확산, 반복과 생성의 구조는 시대와 지역을 초월해 존재하며 예술의 생명력을 지탱하는 조형언어의 보편적 문법이 된다.

저자는 “수십 년 동안 매일 채색분석을 하며 조형예술과 대화한 저자의 시간과 수만 점의 채색 결과물이 이 책에 담겼다”고 말한다.

실제로 그는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을 설립해 20여년간 ‘조형언어’ 연구에 몰두해왔으며 지금도 매주 수요일 세계 예술작품을 채색분석하며 해독을 이어가고 있다.

‘인류의 조형예술 읽기’는 미술사를 양식과 작가 중심으로 바라보던 기존의 틀을 넘어 예술의 본질을 생명과 생성의 언어로 읽어내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문양 하나, 곡선 하나에도 우주의 질서와 생명의 숨결이 깃들어 있음을 일깨우는 이 책은 예술을 사랑하는 독자에게 ‘작품과 고요히 만나는’ 또 하나의 감각을 열어줄 것이다.

◆ 저자 강우방은?

강우방(姜友邦) 회장은 한국 미술사 연구의 거장이자 ‘조형언어’와 ‘채색분석’이라는 독창적 미학을 확립한 예술 해독자이다.

1941년 중국 만주 안동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학교 미술사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실장과 국립경주박물관 관장을 역임하며 한국 고대미술 연구에 헌신했고, 이후 이화여자대학교 미술사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후학을 양성했다.

퇴임 후에는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을 설립해 20여년 동안 인류 조형예술의 언어를 해독하는 연구에 전념하고 있다. 그의 연구는 한국 미술의 해석을 넘어 인류 예술의 근원을 새롭게 읽는 세계적 시도라 평가받고 있다.

인류가 사용하는 문자 언어(한글,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일본어 등)에 대응하는 ‘조형 언어’를 예술 작품 속에서 찾아낸 것은 세계사적으로 주목할 만한 업적으로 꼽힌다.

이 조형 언어를 통해 인류가 남긴 건축물과 조각, 회화, 도자기, 금속공예, 복식 등 다양한 예술품을 새롭게 해독할 수 있게 되면서 기존에 외국 학자들이 해석하지 못했던 작품들에 대한 이해의 문이 열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발견이 단순히 미술사 연구에 국한되지 않고 인문학 전반에 걸쳐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을 이끌어낼 만큼 혁신적인 성과라고 평가한다.

특히 한 한국 학자가 세계의 예술 전 장르를 아우르며 새로운 해석의 지평을 열었다는 점에서 이는 “기적 같은 성취”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강우방 지음 / 무본당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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