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3분기 1850억 달러 돌파
대·중견기업 모두 ‘사상 최고’

[천지일보 부산=정다준 기자] 부산신항만 컨테이너부두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모습. ⓒ천지일보 2024.08.29.
[천지일보 부산=정다준 기자] 부산신항만 컨테이너부두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모습. ⓒ천지일보 2024.08.29.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올해 3분기 우리나라 수출이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사상 최고 실적을 달성하며 수출 회복세를 이끌었다.

10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3분기 기업특성별 무역통계(잠정)’에 따르면, 3분기 수출액은 1850억 달러(약 269조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5% 증가했다. 이는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2022년 2분기(1771억 달러)를 뛰어넘으며 13분기 만에 최고치를 새로 썼다.

이번 수출 호조는 반도체를 비롯한 자본재와 자동차 등 소비재의 강세가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의 관세 인상 압박 속에서도 우리 기업들이 빠르게 수출 시장을 다변화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 수출액은 1223억 달러로 1년 전보다 5.1% 증가했다. 자본재 수출이 12.2% 늘며 전체 상승세를 견인했다. 반면 원자재와 소비재는 각각 5.1%, 5.4% 감소했다.

중견기업은 323억 달러로 7.0% 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IT부품 등 자본재(9.4%), 내구소비재(4.4%), 화학공업제품(2.6%)이 고르게 성장했다. 중소기업도 298억 달러를 기록하며 11.9% 증가했다. 소비재(24.9%)가 두드러진 성장을 보이며 전체 수출을 끌어올렸다.

국가별로는 대미(–3.9%)·대중(–1.8%) 수출이 감소했으나, 동남아(17.4%)·EU27(5.8%)·CIS(28.0%) 지역에서는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수출 중심축이 점차 다변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상위 10대 기업의 수출 비중(무역집중도)은 40.0%로, 전년 대비 2.6%포인트 상승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양대 축의 선전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데이터처 관계자는 “한미 간 관세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도 우리 기업들이 신속하게 수출 시장을 분산하고 새로운 판로를 확보했다”며 “반도체 중심의 대기업뿐 아니라 중견·중소기업의 고른 성장세도 긍정적 신호”라고 설명했다.

한편 같은 기간 수입액은 1624억 달러로 1.5% 증가했다. 제조업 수입은 2.8% 줄었으나, 도소매업(10.2%)과 기타 산업(6.4%)은 증가세를 나타냈다. 대기업 수입은 0.9% 감소한 반면,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은 각각 4.6%, 8.5% 늘었다.

전문가들은 관세 압박과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한국의 수출 구조가 점차 견고해지고 있으며,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회복세가 내년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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