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주의’를 넘어 ‘국인주의’로… 한국형 내셔널리즘의 새 틀 제시
왜곡된 근대주의 이론을 넘어서, 한국인의 혼을 복원하다

[천지일보=백은영 기자] 사회사상연구원에서 출간된 조영정 원장의 신작 ‘한국 내셔널리즘: 한국 국인주의, 민족주의’는 한국 내셔널리즘 연구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대작이다.
700쪽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 속에 담긴 이 책은 한국인의 정체성과 국가의 자주성을 학문적으로 되짚으며 내셔널리즘을 둘러싼 오랜 오해와 왜곡을 바로잡는 문제의식을 견지한다.
그동안 한국에서는 ‘민족주의’라는 용어가 ‘내셔널리즘’의 번역어로 사용돼 왔으나 조 원장은 두 개념이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지적한다.
그는 내셔널리즘을 ‘국인주의’로 번역하며 한국인의 역사와 현실에 적합한 개념으로 새롭게 정립한다. 이 ‘국인주의’는 단순한 민족 감정이 아니라 국가와 구성원이 상호 존중하며 국가의 존립과 발전을 지향하는 주체적 의식이다.
책은 내셔널리즘의 개념 정리에서부터 한국 내셔널리즘의 역사적 전개, 번역 용어 문제, 외세와의 관계, 남북한의 이념적 대립, 현대의 인지전까지 폭넓게 다룬다.
특히 근대주의 이론이 한국 내셔널리즘을 설명하는 데 한계가 있음을 지적하며, 일본학자들의 시각이 어떻게 한국사 연구에 왜곡을 가져왔는지를 학술적으로 반박한다.
조 원장은 한국 내셔널리즘이 강하다는 일반적 통념에도 의문을 제기한다. 그는 낮은 출산율과 해외 이민, 헬조선 담론 등에서 드러나듯 실제로는 내셔널리즘의 기반이 약화돼 있음을 지적한다. 그럼에도 한국이 수많은 외세의 침략 속에서도 독립국가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국민 개개인 속에 내재된 ‘국인주의 정신’ 덕분이라며 이를 다시 강화해야 함을 역설한다.
또한 남북한의 현실 속에서 ‘민족주의’와 ‘국민주의’의 충돌, 친일문학과 반일정서의 딜레마, 지식인의 역할 부재 등 복잡한 현실 문제까지 폭넓게 다루며 단순한 이론서를 넘어 한국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조영정 원장은 그동안 ‘내셔널리즘 이론’ ‘국인주의 이론’ ‘미국의 내셔널리즘’ ‘일본의 내셔널리즘’ ‘중국의 내셔널리즘’ 등 다수의 연구서를 통해 국내 내셔널리즘 연구의 독보적 위치를 다져온 학자다. 이번 신작은 그 연구의 결정판이라 할 만하다.
‘한국 내셔널리즘: 한국 국인주의, 민족주의’는 왜곡된 역사 인식과 외세의 시각에서 벗어나 한국인의 자존과 정체성을 다시 세우기 위한 학문적 성찰의 성과로서, 한국 사회의 내적 균형과 주체적 사유를 되찾게 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조영정 지음 / 사회사상연구원 펴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