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대만 역사 정서 잇는 한국 연극, 중산당에 서다

현지 배우·창작진 참여…언어 넘어선 감정의 공명

2027 웨스트엔드 목표…한국 서사 세계화 청신호

‘빵야’ 대만 포스터(제공: C MUSICAL, (주)엠비제트컴퍼니) ⓒ천지일보 2025.10.31.
‘빵야’ 대만 포스터(제공: C MUSICAL, (주)엠비제트컴퍼니) ⓒ천지일보 2025.10.31.

[천지일보=백은영 기자] 한국 창작 연극 ‘빵야’가 대만 타이베이에서 중국어 낭독 공연으로 현지 관객과 만났다.

이번 공연은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주관한 ‘2025 한국연극 해외진출 준비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됐으며, 대만 공연 제작사 C MUSICAL과 협업해 29~30일 타이베이 중산당 광복홀에서 진행됐다.

‘빵야’는 한물간 드라마 작가 ‘나나’가 낡은 99식 소총 ‘빵야’를 만나며 한국 근현대사를 되짚는 작품이다.

2022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선정 이후 제61회 K-Theater Awards 대상, 월간 한국연극 ‘2023 공연 베스트7’에 선정되며 비평과 대중의 지지를 확보했다. 2024년 서울 재연에서는 예스24 연극 부문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하며 작품성과 흥행성을 모두 입증했다.

‘빵야’ 대만 공연사진. 이번 타이베이 무대는 현지 창작진이 대본을 각색하고 9명의 대만 배우가 참여해 새로운 언어와 감각으로 작품을 재해석했다. (제공: C MUSICAL, (주)엠비제트컴퍼니) ⓒ천지일보 2025.10.31.
‘빵야’ 대만 공연사진. 이번 타이베이 무대는 현지 창작진이 대본을 각색하고 9명의 대만 배우가 참여해 새로운 언어와 감각으로 작품을 재해석했다. (제공: C MUSICAL, (주)엠비제트컴퍼니) ⓒ천지일보 2025.10.31.

이번 무대는 현지 창작진이 대본을 각색하고 9명의 대만 배우가 참여해 새로운 감각으로 작품을 구축했다. 예술총감독 장심자(張芯慈), 낭독 연출 천위뎬(陳煜典), 대본 윤고 천이은(陳以恩)이 협업하며, 한국 서사가 대만의 문맥 속에서 재해석되는 과정을 선보였다.

배우 왕안치(王安琪)가 ‘나나’를 맡아 섬세한 감정선을 전달했고 ‘빵야’ 역은 배우 종정균(鍾政均)이 맡아 시간을 관통하는 상징적 존재를 표현했다. 여기에 배우 축정의(竺定誼)가 제작자와 원교 역으로 무대의 밀도를 더했다.

공동 제작사 C MUSICAL은 한국 창작 뮤지컬 ‘렛 미 플라이’ ‘어린 왕자’ ‘라흐마니노프’ 등을 현지에 소개하며 활동 폭을 넓혀온 대만 대표 공연 단체다. 이번 협업을 통해 연극과 뮤지컬 사이 장르적 경계를 넘나드는 새로운 창작 시도가 이뤄졌다는 평가다.

(주)엠비제트컴퍼니 고강민 프로듀서는 “한국과 대만이 공유한 역사적 경험이 무대 언어를 넘어 감정으로 맞닿는 순간들이 있었다”며 국제공동제작의 의미를 강조했다. C MUSICAL 장심자 예술총감독은 “뮤지컬이 아니지만 그보다 더 낭만적인 대화가 무대 위에서 펼쳐졌다”고 밝혔다.

‘빵야’는 대만 공연을 기점으로 세계 시장 확장에 속도를 낸다. 제작사는 2026년 1월 런던에서 사전 리딩을 진행하고, 2027년 영국 웨스트엔드 본공연을 목표로 현지화 작업을 추진 중이다. 한국 서사가 지역을 거쳐 세계로 확장되는 새로운 유통 모델로 주목받는다.

한편 ‘빵야’는 11월 7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11월 14~16일 부산문화회관 중극장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공연 정보는 엠비제트컴퍼니 공식 X와 인스타그램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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