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루프 방식 단계 도입
티머니·지하철 발매기부터 시스템 정비
[천지일보=이문성 기자] 서울시가 외국인 관광객의 대중교통 이용 편의를 높이기 위해 '오픈루프 기반 교통결제 시스템' 도입을 추진한다.
기존 교통카드를 별도로 구매하거나 충전하지 않고도, 해외 신용카드 한 장으로 시내의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는 체계를 단계적으로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시는 코로나19 이후 외국인 관광객 수가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에 따라, 교통 시스템의 국제 표준화를 통해 관광객의 접근성을 높여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고 보고, 2023년부터 국내외 카드사, 운송기관, 관계 부처와 협의를 시작했다.
기존 국내 교통카드 시스템은 ‘PayOn’이라는 국내 규격을 사용해, 해외 카드 결제가 불가능하며 환승할인 연동에도 한계가 있었다. 특히 외국인이 교통카드 충전을 위해 현금을 사용해야 하는 등 불편함이 반복되어 왔다.
시는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지하철 신형 교통카드 발매기를 활용한 개선에 나선다. 올해 말까지 서울 지하철 1∼8호선 주요 역사에 설치된 신형 키오스크에서는 해외 신용카드로도 교통카드를 구매하거나 충전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편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모바일 결제 측면에서는 아이폰 사용자 대상 '티머니 애플페이'에 해외 카드 충전 기능을 연내 적용하고, 안드로이드폰 사용자도 '코리아투어카드 앱'을 통해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중장기적으로는 2030년까지 오픈루프 시스템 전면 도입을 목표로 단계별 전환 계획도 마련됐다. 1단계는 2025년부터 2026년까지 버스 단말기에 EMV 인증 모듈을 장착해, 결제 서버를 구축하는 것이다.
2단계로는 2027년까지 지하철 1∼8호선에 EMV 단말기를 교체하며, 마지막 3단계에서는 2028년부터 2030년까지 마을버스, 민자철도, 수도권 환승기관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게 된다.
오픈루프 시스템은 글로벌 결제망(EMV 컨택리스)을 활용하는 만큼, 여러 해외 카드사와의 협력이 필요하다.
시는 비자, 마스터 등 해외 결제 브랜드사들과 매입 수수료, 정산 방식 등에 대해 협의를 이어갈 방침이다. 이와 함께 경기도, 인천시 등 수도권 광역단체와 산하 19개 운송기관과의 공동 표준 정립 논의도 병행할 예정이다.
시 교통실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는 만큼, 교통 결제 환경도 국제적 기준에 맞춰야 한다”며 “단계적 전환을 통해 이용자 불편은 줄이고, 도시 경쟁력은 높이겠다는 목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