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총격 이후 ‘기도 무용론’ 논란 

백악관 전 대변인 “기도 그만해야”

현지 개신교계 중심으로 파장 커져

[미니애폴리스=AP/뉴시스] 27일(현지시간) 미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아나운시에이션 가톨릭 학교에서 총기 난사가 발생한 후 한 부모가 우는 아들을 안고 있다. 현지 경찰은 무장 괴한이 등교 시간에 총기를 난사해 어린이 2명이 숨지고 17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20대 초반의 용의자 로빈 웨스트맨은 현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025.08.28.
[미니애폴리스=AP/뉴시스] 27일(현지시간) 미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아나운시에이션 가톨릭 학교에서 총기 난사가 발생한 후 한 부모가 우는 아들을 안고 있다. 현지 경찰은 무장 괴한이 등교 시간에 총기를 난사해 어린이 2명이 숨지고 17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20대 초반의 용의자 로빈 웨스트맨은 현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025.08.28.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가톨릭학교에서 발생한 총격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기도’를 둘러싼 논란이 번지고 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젠 사키 백악관 전 대변인은 최근 X(옛 트위터)에 “기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기도는 학교 총격을 막지 못하고 부모들이 자녀를 안심하고 학교에 보내도록 하지 못한다”며 “기도는 아이들을 다시 데려오지 못한다. 이제 ‘생각과 기도’라는 말을 그만해야 한다”고 적었다.

사키 전 대변인의 발언은 희생자에 대한 기도와 더불어 반복되는 총기 사고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 미국 사회가 실질적인 제도와 행동으로 응답해야 한다는 강한 요구로 읽힌다. 실제로 레오 14세 교황도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니애폴리스 총격 사건 희생자를 애도하며 “무기 확산은 전 세계적 문제”라며 그치지 않는 총기 사고를 ‘전염병’에 비유하기도 했다. 

사키 전 대변인의 글은 곧바로 파장을 불렀다. 개신교 신자로 알려진 백악관 대변인 캐롤라인 레빗은 “극도로 무감각한 발언”이라고 비판했고 JD 밴스 부통령도 기도에는 가치가 있다고 반발했다. 

교계 지도자들도 잇달아 목소리를 냈다.

미국 유명 개신교 목사 중 한 명인 그렉 로리 목사는 X에 “지금 이 나라에 가장 절실히 필요한 것은 기도”라며 “기도를 비판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 위에서 기도하셨고 스데반도 순교 직전 기도했다”면서 역대하 7장 14절을 인용해 “미국에 영적 각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빌리그래함복음전도협회 대표 프랭클린 그래함 목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사탄이 우리가 가진 가장 중요한 도구인 기도를 꺾으려 하는 것”이라며 “나는 계속해서 기도를 권면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미니애폴리스 가톨릭학교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 어린이 2명이 숨지고 18명이 부상을 입는 참사가 벌어졌다. 범인으로 밝혀진 23살의 총격범 로빈 웨스트먼은 성당에서 미사 중이던 이들을 향해 수백발의 총격을 가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당국은 이번 사건이 종교 증오범죄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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