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소매유통 전망치 102
소비진작정책·여름휴가 특수
새 정부 출범 기대감 더해져
실제 회복, 지속적 정책 필요
[천지일보=정다준 기자] 소매유통 기업들의 경기 회복 기대감이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고물가와 고금리로 위축됐던 소비심리가 새 정부 출범, 소비쿠폰 지급, 여름휴가 특수 등의 요인과 맞물리며 국내 유통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3일 발표한 ‘2025년 3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에 따르면 이번 분기 전망치는 102로 집계돼 전 분기(75) 대비 27포인트(p) 급등했다. 이는 2021년 3분기(106) 이후 4년 만에 기준치인 100을 넘어선 수치다. RBSI는 100을 기준으로 이를 넘으면 다음 분기 경기를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다.
대한상의는 “주식시장 상승과 금리 인하 기대, 새 정부 출범과 소비쿠폰 지급 등 소비 진작책이 여름 휴가철과 맞물리면서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기대감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유통업계도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조사에 참여한 기업의 52.4%는 “새 정부 출범이 자사 업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응답했으며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응답은 17.6%에 그쳤다. ‘영향 없음’은 30.0%였다.
업태별로는 편의점(108)과 온라인쇼핑(105)이 기준치를 웃돌았고, 슈퍼마켓과 백화점도 각각 100을 기록하며 긍정적인 기대감을 보였다. 반면 대형마트(89)는 유일하게 기준치를 밑돌았다.
편의점은 지난 분기 71에서 이번 분기 108로 대폭 상승해 업태 중 가장 높은 전망치를 기록했다. 여름철 유동 인구 증가로 음료와 간편식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소액결제가 많고 접근성이 높은 특성상 소비쿠폰 활용에 유리해 정부 정책의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된다.
온라인쇼핑(105) 역시 강세가 예상됐다. 여름철 특수 품목인 여행·레저용품, 항공·숙박 등 계절적 수요가 기대감 상승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주식시장 상승 역시 가전, 가구 등 준내구재 온라인 구매를 촉진할 요인으로 꼽혔다.
슈퍼마켓은 기준치(100)을 기록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고물가에 따른 집밥 선호 현상이 뚜렷한 데다가 슈퍼마켓이 지역 밀착형 특성상 편의점과 아울러 소비쿠폰의 주요 사용처가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부 정책의 수혜처가 될 것으로 분석이다.
백화점도 100을 기록하며 기준치를 회복했다. 주식시장 반등으로 인한 부의 효과가 명품, 고가 패션, 주얼리 등 프리미엄 상품군의 매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여름휴가와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반면 대형마트(89)는 업태 중 유일하게 기준치를 하회했다. 대형마트에서는 소비쿠폰을 사용할 수 없는 데다 온라인 채널 및 슈퍼마켓과의 가격경쟁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희원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새 정부와 소비 진작책에 대한 기대감이 높지만, 실제 소비 회복으로 이어지기 위해선 지속적인 정책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하반기 코리아세일페스타와 같은 내수 진작 행사, 노후 차량 및 공공기관 냉난방기 교체 등 에너지 효율 투자,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규제 개선과 신산업 육성 등이 소비 여력 확대에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