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2.75%→2.50%로
인하, 채권시장 예상과 부합
한은 성장률 추정치 0.7%p↓
관세전쟁·불확실성 고려 조치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천지일보 2025.05.29.](https://cdn.newscj.com/news/photo/202505/3275420_3341087_3158.jpg)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한국은행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8%로 낮춰잡았다. 한은은 또 ‘베이비컷(기준금리 0.25%p 인하)’를 단행, 금리 인하를 통한 경기 부양에 나섰다.
한은은 29일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종전 연 2.75%에서 0.25%p 낮춘 연 2.50%로 결정했다.
앞서 한은은 지난해 10월, 11월 두 차례에 이어 기준금리를 0.25%p씩 내리며 금융위기 이후 연속 인하를 단행했다. 이후 올해 1월 한 차례 숨고르기에 들어간 이후 2월 다시 베이비컷을 단행했으나, 원/달러 환율 불안으로 인해 4월 다시 동결했다.
이는 금융시장이 전망했던 대로다. 앞서 27일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2025년 6월 채권시장 지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6∼21일 채권 보유 및 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 중 69명은 한은이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직전 조사인 4월보다 57%p 상승한 수치다.
금투협은 “원/달러 환율이 안정세를 보이고, 내수 부진에 따른 경기 하방 압력이 심화함에 따라 5월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예상이 직전 조사 대비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금통위에서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한 것은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0.2% 역성장하는 등, 경기 부진 우려가 커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한은은 이날 경제 수정 전망을 통해 올해 성장률 추정치를 기존 1.5%에서 0.8%로 0.7%p 낮췄다.
한은은 올해 전망치를 지난 2023년 11월(2.3%) 이후 지난해 5월(2.1%), 11월(1.9%), 올해 2월(1.5%) 등으로 지속해서 낮춰왔다.
이번 한은 전망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5%), 아시아개발은행(ADB, 1.5%), 국제통화기금(IMF, 1.0%) 등보다 낮은 수치다. 주요 해외 투자은행(IB) 8곳의 평균 전망치(0.8%)나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제시한 0.8%와는 같은 수치다.
미국 관세 인상의 충격과 국내 정치 불확실성에 따른 내수 회복 지연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금리 인하의 걸림돌로 작용한 원/달러 환율 불안도 다소 진정됐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9일 미국 상호관세 발효와 함께 주간(낮) 거래에서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1487.6원까지 올랐다. 이후 미국 관세정책 불확실성과 재정 적자 확대 우려 등으로 달러 가치가 급격히 약세를 보이면서 지난 26일 장중 7개월 만에 최저 수준인 1360.4원까지 내렸다.
다만 이번 금리 인하가 조기 대통령 선거와 맞물리며 집값과 가계대출이 다시 불안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며 한은이 이후에 금리 동결을 선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22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46조 4917억원으로, 4월 말(743조 848억원)보다 3조 4069억원 늘었다. 지난달(+4조 5337억원)과 비교했을 때 빠른 증가 속도를 보인 것이다.
한국부동산원 발표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19일 기준) 서울 아파트 가격도 전주 대비 0.13% 오르면서 16주째 상승세를 유지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금리 인하에 신중한 입장을 나타내고 있는 점도 향후 한은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위원들은 “경제적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실업률과 인플레이션 상승이라는 이중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향후 금리 조정에 있어 보다 신중한 접근을 유지해야 한다”고 대체로 동의했다.
이에 시장에서도 다음달 FOMC에서 금리가 연 4.25~4.50%로 동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