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보 청동 명방뢰 버금가는 유물
보존 상태 완전·우수한 조식(彫飾) 봬
‘청동정’ 1점도 각부에서 진품 확인돼

[천지일보=백은영 기자] 한국에서 중국 국보급 ‘상대청동방뢰(商代靑銅方礨)’ 1점과 ‘청동정(靑銅鼎)’ 1점이 찾아졌다.
이 유물(遺物)은 지난 2021년 12월 2일부터 6일까지 부산 벡스코 제2전시실에서 열린 아트페어에 출품된 작품으로 고대 청동기를 연구하는 전문가에 의해 고증돼 중국 호남성박물관에 소장 중인 국보(國寶) ‘상만기명방뢰(商晩期皿方罍)’에 버금가는 귀중한 유물로 평가되고 있다.
한국의 한‧중 고미술 연구가 이재준 한국역사유적연구원 고문이 동학회지에 논문(2025.3.1)을 통해 발표한 이 유물은 명방뢰(皿方罍)에 비해 크기는 작지만 각부 조각이 유려하고 상대(商代)의 시대적 양식을 잘 보여주고 있어 국보급(國寶級)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중국 국가박물관이나 미술관에 소장된 여러 점의 청동방뢰는 서주시대(西周時代)의 소작이거나 문양의 정밀도가 떨어지며 보존상태가 좋지 않다. 이에 반해 이번 한국에서 조사한 청동방뢰는 보존상태가 완전하며 우수한 조식(彫飾)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 고문은 정밀촬영을 통해 육안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일부 문양(紋樣)을 확인하게 됐고 특징 있는 상나라 늦은 시기의 정교한 청동 기물임을 확인하기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방뢰(方礨)’는 술을 담는 큰 독이다. 상(商)나라는 비교적 완벽한 국가 체제를 갖추고 있었고 문자 체계도 매우 발달돼 있었다. 이는 상나라 수도가 당시 중원의 중심지가 됐으며 사방의 제후들은 잔치에 참여, 연회장에는 방뢰에 가득 술을 담아 권주하는 풍속이 있었다.
상(商)나라와 주(周)나라 시대는 중국 역사상 가장 중요한 청동기 시대로 불린다. 이 시기에 제련과 주조 기술은 급속히 발전했다. 풍부한 종류, 신비롭고 아름다운 모양의 일상도구가 주조됐다. 중국 청동기 역사상 가장 정교한 유물은 상주(商周) 시대에 만들어졌던 것이다.
청동기는 두껍고 문양은 엄숙하고 섬세했다. 청동기 예술 장식은 신석기 예술의 정수를 일부 계승했다. 오랜 기간의 지속적인 변화 끝에 독특한 체계를 형성해 중국 미술사의 황금기를 이루었다.
이 고문은 용 형태의 손잡이를 예로 들고 “신석기 시대인 홍산문화(紅山文化)의 상징으로 여기는 옥저룡(玉猪龍)을 닮고 있어 주목된다”고 말하고 “이 같은 형식을 보면 상대 청동기 문화가 신석기 문화를 계승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한편 청동방뢰 저면(底面)에는 판독이 안 된 갑골문(甲骨文) 명문이 음각(陰刻)으로 새겨져 있다. 이고문은 ‘명문은 약 4행(行)으로 보이며 육안으로 일부 글자가 확인되고 있으나 향후 과학적 방법으로 판독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밝혔다.

이 고문이 이번에 조사한 청동정(靑銅鼎, 고 22㎝‧폭 19㎝‧저경 18.5㎝) 또한 상대 만기의 소작으로 보이며 각부에서 진품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구연부에는 약간 외반된 손잡이가 마련되어 있으며, 정면과 후면에는 막대형 장식으로 구획하고 양측에 도철문을 배치했다. 도철문의 눈은 특 불거졌으며 용 문양과 기하학문양으로 전면을 꽉 채웠다.
이 고문은 지난 50년간 고대 한‧중 역사와 기물(器物)에 대해 연구를 해온 고미술학자로 논문을 통해 진품을 가려왔다. 얼마 전에는 고려시대 한반도에 전래된 송대 목각인쇄본 ‘종경록(宗鏡錄)’을 연구 발표, 중국 학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정리 백은영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