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 기능 탑재 배터리시스템. (제공 : 현대모비스) ⓒ천지일보 2025.04.15.
소화 기능 탑재 배터리시스템. (제공 : 현대모비스) ⓒ천지일보 2025.04.15.

[천지일보=이우혁 기자] 현대모비스가 전기차 배터리셀 발화 시 소화 약제를 자동 분사해 화재를 즉시 진압하는 신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14일 밝혔다.

인접 셀로의 열 전이를 막아 열폭주를 사전 차단할 수 있는 이 기술은 아직 전 세계에 상용화된 사례가 없어 주목받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내열 소재를 활용해 열과 화염을 지연시키는 데 그치지 않고, 발화 순간 원천 차단이 가능하도록 배터리시스템을 설계했다. 유럽·중국·인도 등 주요 국가는 배터리셀 발화 후 열폭주 지연을 최소 5분간 의무화하고 있으며, 일부는 열전이 자체를 금지하는 법규를 추진 중이다. 이에 따라 셀 단위 소화 기능을 갖춘 현대모비스의 배터리시스템(BSA)은 글로벌 시장에서 차세대 안전 기술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BSA는 배터리관리시스템(BMS), 소화장치, 배터리 케이스 등 하드웨어와 이를 제어하는 소프트웨어 로직으로 구성된다. BMS는 센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온도·전압·내부 압력을 분석해 이상 징후를 판단하고, 발화 위치를 설정해 소화장치 작동을 명령한다.

소프트웨어 로직에는 다중 안전장치와 이중화된 알고리즘 구조를 적용해, 물리적 변화에 빠르고 정확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시스템 내부에는 일반 가정용 소화기 용량(3.3kg)의 5배에 달하는 약제를 탑재했으며, 이 약제는 냉각·절연·침투성이 뛰어나면서 환경과 인체에 무해하다.

현대모비스는 해당 기술 개발 과정에서 배터리 케이스, 소화장치용 배관, 고압 분사 설계 기술 등 3종의 국내외 특허를 출원했다.

현대모비스 배터리시스템연구실장 박용준 상무는 “주행거리가 늘어난 대형 전기차 등장으로 안전 기준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통합한 고도화된 배터리시스템을 글로벌 시장에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모비스는 지난해에도 진동형 히트파이프 신소재를 개발해 급속 충전 시 배터리 온도를 낮추는 기술을 상품화 중이다. 이 소재는 알루미늄 합금과 냉매로 구성돼 배터리셀 사이에 배치되며, 향후 안정적인 열 관리 시스템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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