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2월 중 최고 실적 기록
북미·EU 등 시장 성장 견인
전기차 내수 판매 298.1%↑
政, 美 무역 조치 변수 촉각

[천지일보=이재빈 기자] 지난달 한국의 자동차 수출이 60억 달러를 돌파하며 역대 2월 중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8일 발표한 ‘2025년 2월 자동차 산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자동차 수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7.8% 증가한 60억 7천만 달러로 집계됐다. 수출 대수도 23만 2978대로 17.3% 늘어나며 전체적으로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이번 수출 증가에는 조업일수 증가와 주요 시장에서의 수요 확대가 영향을 미쳤다. 지난 1월에는 설 연휴로 인해 조업일수가 4일 감소하며 생산과 수출이 둔화됐지만 2월 들어 조업일수가 늘어나면서 기저효과가 나타났다. 또 북미와 유럽연합(EU), 아시아 등 주요 시장에서의 판매가 증가하면서 전체 수출 실적을 끌어올렸다.
지역별로 보면 북미 수출이 31억 8천만 달러로 14.8% 증가하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EU로의 수출도 8억 1천만 달러로 22.6% 증가했고, 아시아 시장은 4억 7천만 달러로 42.3%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중동 수출도 4억 2천만 달러로 38.2% 증가했다.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는 중고차 수출 증가가 실적 상승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산업부는 자동차 수출 통계에 신차뿐만 아니라 중고차 수출 실적도 포함되는데, 최근 아시아 지역에서 중고차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수출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업체별 실적을 살펴보면 현대자동차는 9만 6152대를 수출해 전년 대비 18.4% 증가했고, 기아도 9만 1561대를 수출하며 19.5%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한국지엠은 3만 8176대를 해외로 출하하며 27.7% 증가한 반면 KG모빌리티는 5630대로 0.9% 감소했고, 르노코리아는 1218대로 76.0% 급감하며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친환경차 수출도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였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일시적 수요 정체(캐즘, Chasm)에 접어들었음에도 2월 친환경차 수출은 6만 8960대로 전년 동월 대비 32.0% 증가했다. 특히 하이브리드차 수출은 61.7% 증가한 3만 9489대를 기록하며 친환경차 시장 성장을 주도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 수출도 6321대로 50.5% 증가했다.
반면 전기차 수출은 2만 3151대로 2.0% 감소하며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이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보조금 축소와 소비자 수요 둔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자동차 시장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2월 자동차 내수 판매는 13만 2855대로 전년 대비 14.8% 증가했다. 친환경차 내수 판매는 6만 351대로 50.2% 급증했으며 특히 전기차 내수 판매는 1만 4265대로 무려 298.1% 증가했다.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이 지난해보다 일찍 확정되면서 소비 심리를 자극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하이브리드차는 4만 4615대로 24.9% 증가했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는 1204대로 120.9% 늘어나며 친환경차 전반이 강세를 보였다.
생산 부문에서도 긍정적인 성과가 나타났다. 2월 국내 자동차 생산량은 35만 1983대로 17.1% 증가하며 지난 2014년 2월(36만 1천대) 이후 11년 만에 35만대를 돌파했다. 이는 조업일수 증가와 함께 수출 및 내수 판매 호조가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한국 정부는 미국의 자동차 관세 부과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은 오는 4월 2일부터 자동차를 포함한 여러 국가에 상호관세 부과를 예고한 상태다. 이에 따라 산업부는 자동차 대미 협력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며 업계 의견을 수렴하고 있으며, 미국 정부와 협상을 통해 한국산 자동차가 불리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대응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