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폐렴으로 장기간 입원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의 건강 회복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교황의 과거 발언과 따뜻한 행보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최근 아르헨티나에서는 한 소년이 교황에게 던진 질문이 담긴 영상이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소년은 “우리 아빠는 착한 사람이었지만 신앙이 없었다. 아빠도 천국에 갈 수 있을까요”라고 물었고, 이에 교황은 “하느님이 착한 사람을 저버릴 수 있다고 생각하나”라고 청중에게 되물었다. 청중들은 입을 모아 “아니오”라고 답했다.
교황의 이 같은 응답은 종교를 초월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샀지만 동시에 한 가지 질문을 다시금 떠올리게 한다. ‘착한 사람이면 무조건 천국에 갈 수 있을까?’ 이 물음에 대한 답은 종교마다 다르다. 천국이나 해탈에 이르는 길은 무엇인지 그리고 ‘선한 삶’만으로 그것이 가능할지 살펴보자.
가톨릭, 신의 자비와 선행 중요
가톨릭에서는 세례와 선행, 교회의 가르침을 따르는 것이 구원의 중요한 조건으로 여겨진다. 교황 프란치스코의 발언처럼 가톨릭은 ‘하느님의 자비’가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며 신앙이 없는 이들도 하느님의 은총에 의해 구원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그러나 전통적인 가톨릭 교리에서는 세례가 구원의 필수 조건으로 여겨지며 신앙 없는 사람들의 구원 가능성은 하느님의 뜻에 맡겨진다고 설명한다. 즉 가톨릭에서는 선한 삶도 중요하지만 교회의 가르침을 따르고 하느님의 은총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 중심적이다.
개신교, 성경의 말씀 알고 지켜야 구원 가능
개신교에서는 구원의 핵심이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에 있다고 본다. 신약성경 요한복음 17장 3절에서는 ‘영생은 곧 유일하신 참 하나님과 그의 보내신 자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이니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이는 구원의 필수 조건이 단순한 신앙 고백이 아닌 하나님과 예수의 가르침을 올바르게 알고 믿는 것임을 의미한다.
또한 구원을 받기 위해서는 성경의 말씀을 알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태복음 7장 21절에서 예수는 ‘나에게 ‘주여, 주여’ 하는 자마다 천국에 들어갈 것이 아니요,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행하는 자라야 들어갈 것‘이라고 하셨다.
특히 개신교에서는 종말과 구원에 대한 예언이 담긴 ‘요한계시록’을 중요한 신앙의 기준으로 삼는다. 요한계시록 22장 18~19절에서는 ‘이 책의 예언의 말씀을 듣는 각인에게 증거하노니 만일 누구든지 이것들 외에 더하면 하나님이 이 책에 기록된 재앙들을 그에게 더하실 터이요. 만일 누구든지 이 책의 예언의 말씀에서 제하여 버리면 하나님이 이 책에 기록된 생명나무와 및 거룩한 성에 참예함을 제하여 버리시리라’고 경고하고 있다.
이슬람, 신앙과 실천이 함께해야 천국 이르러
이슬람에서는 천국(잔나)에 가기 위해 신앙과 실천이 모두 필요하다고 본다. 이슬람의 핵심 가르침인 ‘다섯 기둥’은 신앙 고백(샤하다), 기도(살라트), 자선(자카트), 금식(라마단), 성지 순례(하지)로 구성돼 있으며 이는 신앙을 실천하는 필수 요소로 여겨진다.
꾸란에서도 ‘믿고 선행을 하는 자들은 천국에 갈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단순히 착한 행동만으로 천국에 갈 수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 다만 이슬람에서도 ‘알라의 자비’가 강조되며 신의 판단에 따라 구원이 결정된다고 본다.
불교, 깨달음 통해 해탈해야
불교에서 구원의 개념은 기독교나 이슬람에서 말하는 ‘천국’과 다르게 ‘해탈(열반)’이다. 불교에서는 탐욕과 집착을 내려놓고 깊은 수행과 명상을 통해 진리를 깨달아야만 윤회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본다. 대승불교에서는 보살행(자비로운 실천)을 강조하며 ‘모든 존재가 함께 해탈하는 것’을 이상적으로 삼는다. 반면 소승불교(테라와다 불교)에서는 개인의 수행을 통해 깨달음을 얻고 해탈하는 것이 핵심적인 목표로 여겨진다.
힌두교, 선한 업과 신에 대한 헌신 필요
힌두교에서는 구원(해탈, 모크샤)이란 윤회의 고리를 끊고 신과 하나 되는 것을 의미한다. 중요한 개념 중 하나는 ‘업(카르마)’으로 한 사람이 행한 모든 행동의 결과가 다음 생에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 또한 도덕적 의무(다르마)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힌두교에서는 해탈에 이르기 위해서는 신에 대한 헌신(바크티)과 영적 깨달음(지나나)을 반드시 갖춰야 한다고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