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아파트 공사 중 2명 사상
“현장 수습·대책 마련에 총력”

현대엔지니어링 사옥. (제공: 현대엔지니어링) ⓒ천지일보 2024.06.05.
현대엔지니어링 사옥. (제공: 현대엔지니어링) ⓒ천지일보 2024.06.05.

[천지일보=이재빈 기자] 서울세종(세종포천)고속도로 청용천교 붕괴 사고를 시공한 현대엔지니어링의 건설 현장에서 또다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불과 2주 전 대표이사가 안전 점검과 재발 방지를 약속했음에도 또다시 인명 피해가 발생하면서 현대엔지니어링의 안전관리 실태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10일 경찰과 현대엔지니어링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32분께 경기 평택시 현덕면의 한 아파트 신축 현장에서 50대 작업자가 추락해 숨졌다. 사고는 타워크레인 위에서 작업 중이던 하도급업체 소속 A(50대)씨와 B(80대)씨가 떨어지면서 발생했다. A씨는 심정지 상태로 구조됐으나 결국 사망했으며, B씨는 다리를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사고 발생 직후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대표를 비롯한 관계자들은 현장으로 급히 이동해 사고 수습에 나섰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현재는 사고 수습에 집중하고 있는 상태”라며 “아직 경위를 구체적으로 조사 중이라 구체적인 원인을 바로 공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대엔지니어링 측은 “이번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근로자분들과 유가족, 부상을 입으신 분들게 깊은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며 “당사는 현장 사고 수습 및 대책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주 대표는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청용천교 붕괴 사고와 관련해 유가족과 부상자들에게 사과하며 전 공사 현장에 대한 안전 점검과 재발 방지를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불과 2주 만에 다시 사망 사고가 발생하면서, 현대엔지니어링의 안전관리 능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천지일보 천안=박주환 기자] 경찰이 25일 서울세종고속도로 경기 안성시 서운면 산평리와 충남 천안시 서북구 입장면 도림리 경계에서 교량 붕괴사고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5.02.26.
[천지일보 천안=박주환 기자] 경찰이 25일 서울세종고속도로 경기 안성시 서운면 산평리와 충남 천안시 서북구 입장면 도림리 경계에서 교량 붕괴사고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5.02.26.

현대엔지니어링의 위기는 지난해부터 지속돼 왔다. 지난해 5월 전남 무안군 '힐스테이트 오룡' 아파트 사전점검에서 다수의 하자가 발견되면서 대국민 사과를 했다. 같은 해 인도네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진행한 대형 플랜트 사업에서 대규모 손실을 기록해 1조 2천억원대 적자를 냈다. 

이로 인해 신용등급 강등 위기에 처했으며, 이후 대표이사를 교체하고 ‘빅 배스(Big Bath)’ 전략을 도입해 재무 구조를 정리했지만, 연이은 안전사고로 기업 신뢰도가 더욱 흔들리고 있다.

정부의 건설 현장 안전 대책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번 사고는 국토교통부가 전국 2만 2천개 건설 현장을 대상으로 특별 점검을 진행하는 도중에 발생했다. 국토부는 지난달 27일 건설 현장 추락사고 예방 대책을 발표하고, 매년 건설 현장의 사망 사고를 10% 이상 줄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러나 이번 사고로 인해 해당 대책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국토부는 고용노동부, 대한건설협회, 한국건설안전학회 등과 함께 지난해 11월부터 민관 합동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며 추락 사고 예방 대책을 마련해왔다. TF는 오는 6월 말까지 운영되며 추가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잇따른 사망 사고로 인해 보다 강력한 안전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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