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세계 자동차 생산량 9395만대, 전년 대비 0.5% 감소
中, 3128만대로 16년 연속 글로벌 1위, 한국 6위→7위 하락

[천지일보=이우혁 기자] 지난해 전 세계 자동차 생산량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감소해 전년 대비 0.5% 줄어든 9395만대로 집계됐다. 2020년 이후 처음 나타난 생산 감소세에 한국 자동차 생산도 내수 판매 부진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하락하며 글로벌 순위가 7위로 떨어졌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가 발표한 ‘2024년 세계 자동차 생산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자동차 생산량은 전년 대비 0.5% 줄어든 9395만대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여파가 이어지면서 미국, 일본 등 주요국의 생산량도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특히 한국은 전년도 6위에서 7위로 한 단계 내려앉았다. 수출(278만대)이 소폭(전년 대비 +0.6%) 증가했으나, 내수 판매가 부진하면서 전체 생산량이 전년 대비 2.7% 감소한 412만 8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국내 내수 판매량은 163만 5천대로, 2013년 이후 최저치(-6.5%)다.
미국은 내수판매(1596만대, +2.2%)가 늘었음에도 재고 관리를 위해 생산량을 조절하면서 1056만대를 생산해 전년 대비 0.7% 감소했다. 일본 역시 품질 인증 부정 사태와 자연 재해로 인한 생산중단 여파 등으로 전년 대비 8.5% 줄어든 824만대에 그쳤다.
반면 1위 중국은 정부의 내수 진작책과 수출 장려 정책이 맞물려 전년 대비 3.7% 증가한 3128만대를 기록하며, 16년 연속 세계 최대 자동차 생산국 자리를 지켰다. 4위 인도는 내수와 수출 모두 견조한 상승세를 보이면서 601만대를 생산해 전년 대비 2.9% 성장했다. 이로써 중국, 미국, 일본, 인도 등 4개 국가는 4년 연속 상위 4위권을 유지했고, 전 세계 자동차 생산의 59.7%를 담당했다.
연간 400만대 안팎을 생산하는 중위권 경쟁에서는 독일이 442만대로 전년 대비 0.7% 소폭 감소하며 5위를 유지했다. 멕시코는 내수와 수출 증가에 힘입어 전년 대비 5.0% 늘어난 420만대를 달성하며 5년 만에 6위 자리를 되찾았다.
KAMA는 “한국 자동차 산업이 내수 한계와 글로벌 경쟁 심화 등 대내외적 도전과제에 직면해 산업 기반이 위협받고 있다”며 올해 내수가 다소 회복하더라도, 전체 생산 확대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중국의 글로벌 시장 지배력 강화와 미국의 관세 부과 가능성은 향후 수출 감소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의 관세 정책은 완성차 기업을 포함한 국내 제조 기업들의 해외 생산·투자 확대를 가속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KAMA 관계자는 “급변하는 경영 환경 변화에 제때 대응하지 못할 경우, 경쟁력 약화로 글로벌 TOP 10 생산국에서 밀려날 위험이 있다”며 “국내 공장 가동률 저하는 부품업계 경영 악화와 고용 감소로 이어져 전후방 산업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이어 “국내 생산 규모 유지 및 확대라는 명확한 목표 아래, 미래차 생산 및 설비 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 확대, 친환경차 보급 확대를 위한 내수 진작책과 더불어 국내 생산을 촉진하고 지원하는 ‘국내생산촉진세제(가칭)’ 도입 등 정부의 특단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