宇의장 “10일까지 합의 요청”
여야 ‘예산안 치킨게임’ 지속
與, 野 사과·감액안 철회 요구
민주당 “與에 사과 없을 것”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에 이어 이용균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두고 여야가 이달 초 본회의 처리를 잠정 합의함에 따라 정기국회가 정상화할지 관심을 쏠리고 있다.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청 위로 짙은 먹구름이 끼어 있다. ⓒ천지일보 2023.10.04.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에 이어 이용균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두고 여야가 이달 초 본회의 처리를 잠정 합의함에 따라 정기국회가 정상화할지 관심을 쏠리고 있다.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청 위로 짙은 먹구름이 끼어 있다. ⓒ천지일보 2023.10.04.

[천지일보=김민철 기자] 여야가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두고 일시적으로 한숨을 돌린 모습이다. 우원식 국회의장의 중재로 협상 처리 기한이 7일 연장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야는 예산안을 두고 기존 입장을 고수하며 극한 대치를 이어가는 등 처리에 난항이 예고된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29일 예산결산위원회(예결위) 전체회의를 통해 내년도 정부 예산안 677조 4000억원에서 4조 1000억원 감액한 수정안을 강행 처리했다.

예산안 중에는 정부 예비비를 2조 4000억원 감액했고, 검찰·감사원·경찰 등 3대 사정기관의 특정업무경비와 특수활동비를 전액 삭감했다. 정부 사업 중에서는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이른바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예산안 505억원 중 497억원, 전공의 지원 3678억원 중 931억원, 취약계층 아동 자산형성 지원 1532억원 중 21억원, 대학생 근로장학금 6358억원 중 83억원 등을 삭감했다.

민주당은 해당 예산안을 지난 2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우 의장이 헌정사 유례없는 야당의 감액안에 제동을 걸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우원식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실에서 회동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4.11.18.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우원식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실에서 회동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4.11.18.

우 의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고심 끝에 본회의에 예산안을 상정하지 않기로 했다”며 “국회의장이 법정기한 미준수를 감수하면서까지 예산안의 본회의 상정을 미룬 이유는 현재로서는 예산안 처리가 국민께 희망을 드리기 어렵다고 판단해서”라고 설명했다.

우 의장은 여야를 향해 오는 10일까지 내년도 예산안과 관련해 합의·처리할 것을 요청했다. 우 의장은 “다수당은 다수당으로서, 여당은 집권당으로서 그에 걸맞은 책임과 도리를 다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예의”라며 “합의를 위한 최선의 노력을 기대하고 요청한다”고 했다.

우 의장의 중재로 여야는 예산안 처리에 시간을 벌게 됐다. 하지만 여야는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향해 일방적인 예산안 처리에 대한 사과와 감액 예산안 철회를 요구했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의 입장 변화가 없으면 추가 협상은 없다”며 “헌정사상 초유로 단독 삭감 예산안을 처리했기 때문에 이 부분에 관해 민주당의 분명한 사과와 예산안에 대한 철회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추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의 요구에 불응할 시 예산안 협상 시한인 10일을 넘길 수 있는가’라는 질의에 “조건이 선행되지 않으면 그 어떠한 협상에도 임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4.12.03.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4.12.03.

현재 예결위가 회의를 개최하고 있지 않으나 국민의힘은 향후 열릴 회의에도 불참할 예정이다. 예결위 소속의 한 국민의힘 의원은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추 대표 말한 것처럼 민주당의 사과가 없으면 참석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일관되게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태도 변화가 없을 시 협상 시한인 10일 본회의에 야당 주도로 예산안을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예산안) 협의가 진행 중”이라며 “대통령실과 정부 측, 여당이 사과하라고 하는데 그것은 실현될 가능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10일에 통과시킨다는 게 민주당의 명확한 입장”이라고 했다.

한편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은 이달 2일로 국회는 매년 해당 시한을 지키지 못하고 지연되는 상황을 반복하고 있다. 올해의 경우도 여야가 극한 대립을 이루며 예산안 처리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작년의 경우 예산안이 12월 23일 처리되면서 21일 지각한 바 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4.11.08.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4.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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