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국군의날 공개된 것과 동일 주장
“또 발견시 선전포고로 간주 보복”

북한이 평양에서 한국군 무인기 잔해를 발견했다며 공개한 사진. (출처: 연합뉴스)
북한이 평양에서 한국군 무인기 잔해를 발견했다며 공개한 사진.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정다준 기자] 북한은 평양에서 한국군이 운용하는 드론과 동일한 기종의 무인기 잔해를 발견했다고 주장하며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복수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북한 국방성 대변인은 19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한국군의 중대한 주권 침해 도발 사건이 결정적인 물증과 과학적인 수사를 통해 확증됐다”고 발표했다.

북한 측 설명에 따르면 평양시안전국은 지난 13일 평양시 형제산구역에서 무인기 잔해를 발견했으며 조사 결과 이 무인기가 “한국에서 제작된 무인기”라고 주장했다.

북한 당국은 이 무인기가 한국군의 드론작전사령부에서 운용하는 ‘원거리 정찰용 소형 드론’과 동일하다고 설명하며 해당 드론이 국군의 날 행사에서 공개된 것과 같다고 강조했다.

또한 대변인은 이 무인기가 평양에 대한 전단 살포에 이용된 것으로 추정되지만, 아직 결론을 내리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국이 이를 부인할 경우 이 무인기는 영공 침범의 증거물이 될 것이며, 이는 군사적 도발로 간주돼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은 앞서 11일 한국이 평양에 무인기를 침투시켜 대북 전단을 살포했다고 주장한 바 있으며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도 이를 재차 강조했지만 구체적인 증거는 공개하지 않았다.

국방성 대변인은 수도와 국경 부근의 부대들에 대한 감시 초소를 강화하고 포병 부대 등 주요 부대들이 전투 대비 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한국의 영토, 영공, 영해에 대한 군사적 침범이 다시 확인될 경우 이를 선전포고로 간주하고 즉각적인 보복 공격을 가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우리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의 이번 발표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고, 대꾸할 가치도 없다”고 밝혔다. 합참은 ‘평양 무인기 사건’과 관련해 전략적 모호성의 일환으로 줄곧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북한이 공개한 사진 속 무인기는 우리 군이 운용하는 드론과 외형적으로 유사하다. 군은 2020년 신속시범획득사업을 통해 원거리 정찰용 소형 무인기를 도입했으며 이 무인기는 평양을 방문한 후 복귀할 수 있는 비행 능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무인기가 ‘평양 전단 살포’에 사용됐는지는 불확실하다. 북한은 추락한 무인기에 삐라 살포통이 부착돼 있었다고 주장했으나 사진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무거운 삐라 살포통을 장착하고 운용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일각에서는 우리 군이 정찰용으로 이 무인기를 평양에 띄웠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추락 무인기의 발견 지점이 산음동 미사일 개발기지 인근이란 점에서 정찰용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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