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지일보=김민철 기자]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가 17일 첫 공식 석상에 나서 “앞으로 6년 동안은 지금 마음속에서 굴리는 책 세 권을 쓰는 일에 몰두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가 노벨문학상 발표 후 국내 외부 행사에 참석해 의견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강은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아이파크타워 포니정홀에서 열린 ‘제18회 포니정 혁신상’ 시상식에 참석해 “약 한달 뒤 저는 만 54세가 된다. 작가들의 황금기가 보통 50~60세라 가정한다면 6년이 남은셈”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노벨 위원회에서 수상 통보를 막 받았을 때는 사실 현실감이 들지는 않아서 그저 침착하게 대화를 나누려고만 했다”며 “전화를 끊고 언론 보도까지 확인하자 그때에야 현실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한강은 “한편으로 이후 제 개인적 삶의 고요에 대해 걱정해주신 분들도 있었다”며 “그렇게 세심히 살펴주신 마음들에도 감사드린다”고 했다.
한강은 “저의 일상이 이전과 그리 달라지지 않기를 저는 믿고 바란다”며 “제가 쓰는 글을 통해 세상과 연결되는 사람이니,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계속 써가면서 책 속에서 독자들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한강은 수상소감 마무리 인사로 “지난 삼십년의 시간 저의 책들과 연결되어 주신 소중한 문학 독자들께, 어려움 속에서 문학 출판을 이어가고 계시는 모든 출판계 종사자 여러분과 서점인들께, 동료, 선후배 작가들께 감사를 전하고 가족과 친구들에게는 다정한 인사를 건넨다. 저를 수상자로 선정해주신 분들과 포니정재단의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라고 했다.
한편 스웨덴 한림원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가 한강이라고 밝혔다. 한국인이 노벨상을 받은 것은 2000년 고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은 두 번째다. 아시아 여성 작가로는 최초 수상이다. 아시아 작가로는 2012년 중국 작가 모옌 이후 12년 만에 나온 수상자다.
한림원은 “한강은 ‘채식주의자’를 통해 국제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며 “총 3부로 구성된 이 소설은 주인공 영혜가 음식 섭취의 규범에 복종하길 거부했을 때 벌어지는 폭력적인 결과를 묘사한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