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회장, 필리핀 생산법인서 사업전략 점검·임직원 격려
삼성전기, IT·전장용 MLCC 등 미래먹거리로 집중 육성
지속적인 CSR 확대로 필리핀 정부로 ‘최고기업상’ 수상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 3개국(필리핀·싱가포르·라오스) 순방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출국 당일 곧장 현지 사업장을 둘러보며 미래 성장 동력과 전략을 점검하는 등 ‘현장 경영’을 펼쳤다. 필리핀 칼람바에 있는 삼성전기 생산법인을 방문한 건데, 전장(차량용 전기·전자장비) 사업을 삼성의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초격차 경쟁력 강화에 더욱 박차를 가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7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출국한 당일인 전날(6일) 필리핀에 도착하자마자 칼람바에 있는 삼성전기 생산법인을 방문해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사업을 점검했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삼성전기 경영진과 함께 미래사업 전략을 논의한 후 MLCC 공장을 직접 둘러보며 인공지능(AI), 로봇,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른 기회를 선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 회장은 필리핀 생산법인에서 근무하는 임직원들과 간담회를 열어 그동안의 노고를 격려하고, 현장에서 느끼는 어려움과 애로사항을 경청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방문은 이 회장이 ▲부산 ▲중국 톈진 ▲수원 등 삼성전기 주요 사업장을 수시로 방문해 사업 현황을 점검하고, 고부가가치 MLCC 시장에서의 선도적 지위를 강화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6일 오전 출국을 위해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에 들어서고 있다. 이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차 동남아 3개국(필리핀·싱가포르·라오스) 순방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한다. ⓒ천지일보 2024.10.06.](https://cdn.newscj.com/news/photo/202410/3185896_3228566_2713.jpg)
◆필리핀 생산법인, 핵심 생산 거점으로 성장
삼성전기 필리핀 생산법인은 1997년에 설립돼 2000년부터 IT용 MLCC와 인덕터를 생산해왔다. 하지만 최근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고성능 전장용 MLCC 추가 생산도 검토하고 있다.
필리핀 생산법인은 2012년 MLCC 제2공장을 준공한 데 이어 2015년에는 약 2880억원을 투자해 생산라인을 증설하며, 부산과 중국 톈진 생산법인과 함께 삼성전기의 핵심 생산 거점으로 성장해왔다.
이 회장은 2020년과 2022년 부산 삼성전기 사업장을 방문해 전장용 MLCC 등 미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한 바 있다.
이 회장은 2020년 부산 사업장을 방문해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 선두에 서서 혁신을 이끌어가자”며 “현실에 안주하거나 변화를 두려워하면 안되고, 불확실성에 위축되지 말고 끊임없이 도전하자”고 당부했다.

삼성은 부산을 MLCC용 핵심 소재 연구개발 및 생산의 첨단 특화 지역으로 육성하는 동시에 중국과 필리핀을 IT 및 전장용 MLCC의 글로벌 공급 거점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필리핀 생산법인은 이에 따라 전장용 MLCC 생산을 본격화함으로써 글로벌 수요 증가에 대응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자산업의 쌀’ MLCC, 전자산업 필수품
MLCC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한 만큼 안정적으로 공급해 반도체가 원활하게 동작하도록 하는 부품이다. 전자제품 안에서 신호 간섭(노이즈)을 제거하는 역할도 한다. MLCC는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TV, 서버, 전기차 등 집적회로(IC)가 사용되는 모든 전자기기에 필요하다. 이 때문에 MLCC는 ‘전자산업의 쌀’로 불리며, 전자제품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스마트폰 한 대에 IT용 MLCC가 약 1000개가 탑재되는 데 비해 전기차에는 전장용 MLCC가 3000개~2만개가 탑재된다. 가격도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 시장 성장에 따라 전장용 MLCC가 주목받는 이유다.

전장용 MLCC는 자동차에 사용되는 만큼 ▲고온(150도 이상) ▲저온(영하 55도) ▲외부 충격 ▲높은 습도 등 극단적인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해야 하기 때문에 최첨단 기술력을 기반의 높은 신뢰성과 내구성이 요구된다.
시장조사기관 TSR에 따르면 전장용 MLCC 시장이 2023년 4조원에서 2028년 9조 5000억원으로 2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삼성전기는 이러한 미래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MLCC 분야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특히 부산에 전장 전용 원료 공장을 가동하는 등 MLCC 핵심 기술인 원자재를 자체 개발·제조하는 방식으로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현재 삼성전기는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잠김방지 브레이크 시스템(ABS), 파워트레인(동력장치) 등에 사용하는 다양한 전장용 MLCC를 생산하고 있다. 이를 통해 올해 전장용 MLCC 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
한편 삼성전기는 필리핀에서의 지속적인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을 통해 현지 사회에 기여하고 있으며, 그 성과를 인정받아 2022년 필리핀 정부로부터 ‘최고기업상’을 수상했다. 이 상은 필리핀 투자청에 등록된 기업 중에서 가장 뛰어난 성과를 거둔 기업에 수여되는 권위 있는 상이다. 삼성전기를 포함해 지금까지 5개 기업만이 이 상을 받았다.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6일 필리핀 라구나주 칼람바시에 위치한 삼성전기 필리핀법인(SEMPHIL)을 찾아 현지 임직원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제공: 삼성전자) ⓒ천지일보 2024.10.07.](https://cdn.newscj.com/news/photo/202410/3185896_3228573_3438.jpg)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윤석열 대통령 동남아 순방 동행 위해 출국… 일정 질문엔 ‘묵묵부답’
- [포토] 윤석열 대통령 경제사절단으로 출국하는 이재용 회장 단독 포착
- [포토] 경제사절단으로 출국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단독 포착
- 국제기능올림픽 찾은 이재용 “젊은 기술인재, 대한민국 기술 기반”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美 연방 상원의원들과 승지원 미팅… 경제협력 확대 방안 논의
- ‘올림픽 경영’ 마친 후 귀국한 이재용 “실적으로 보이겠다… 셀피 마케팅도 성공적”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파운드리·시스템LSI 사업 분사에 관심 없어”
- 삼성전자, 13년 연속 동반성장 평가 최우수 등급 획득
- 삼성전자, 브랜드가치 1000억 달러 돌파… 5년 연속 세계 5위
- 이재용, 경제사절단 일정 마치고 귀국… ‘반도체 위기 극복’ 질문엔 묵묵부답
- 이찬희 삼성 준감위원장 “이재용 등기이사 복귀 등 지배구조 개선 있어야”
- 이재용, ‘삼성 위기론’ 속 취임 2주년… 위기 타개책에 관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