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호 교수는 퇴행성 척추질환의 권위자로 특히 척추전방전위증의 최고 실력자로 꼽힌다. 미국 하버드대학병원 교환교수와 대한척추신경외과학회장, 조선대 의과대학 1회 졸업생으로 조선대 병원장을 역임했다. 친절한 설명으로도 유명한 신 교수는 신경외과 정형외과 재활의학과 마취통증학과 등 관련과 협진 의료체재를 구축해 환자들에게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명의를 만나다 | 조선대병원 신경외과 신호 교수

유명해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환자 고통 해결할 방법 찾아
전 세계 누비며 연구 거듭해

척추전방전위증 최고 권위자
신기술로 기존 이론 뒤집어
“가능한 그날까지 수술할 것”

진단에 따라 수술여부 나눠져
디스크 50%는 수술없이 호전
협착증은 진행, 언젠가 수술必

[천지일보=송태복 기자] 극심한 허리통증을 겪던 이민기(가명, 80, 남)씨는 수년 전 서울의 유명 대학병원에서 척추질환 치료를 받았다. 통증을 완화시키기 위해 허리에 주사를 맞았지만 염증이 생기면서 호전은커녕 목숨까지 위험한 지경에 이르렀다.

이씨는 중요한 해외 일정이 잡혀 있던 터라 절박한 심정으로 척추분야의 권위자를 찾아다녔지만 상태는 호전되지 않았다. 당시 이씨의 상태는 척추뼈의 한마디가 앞쪽으로 밀려나오는 척추전방전위증에 염증은 디스크까지 침범한 상태여서 다른 병원에선 모두 포기한 상황이었다. 이씨는 수소문 끝에 조선대병원 신호 교수를 찾았다. 이씨를 진단한 신 교수는 염증치료 후 수술을 통해 벌어진 디스크를 고정하고 그의 특기인 유압술을 병행했다. 내로라하는 의사들도 해결하지 못했던 이씨의 척추질환은 신 교수를 만난 뒤 말끔히 나았다. 통증으로 인해 제대로 서지도 못했던 그는 지금 뛰어다녀도 이상 없을 만큼 건강해졌다.

이씨처럼 신 교수를 만나 극심한 고통에서 벗어난 척추환자들은 자신과 같은 환자를 위해서라도 신 교수가 더 적극 알려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자타공인 퇴행성 척추질환의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신 교수를 지난 8일 그가 있는 조선대 병원 집무실에서 만났다.

신 교수는 척추전방전위증과 관련해 교과서 이론을 뒤집는 새로운 수술법을 개발해 국제적으로도 인정받았다. “유명해지려고 한 것이 아니라 환자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연구한 결과 지금의 명성을 얻게 됐다”는 신 교수는 삶의 신조가 ‘거짓말 안 하기’라며 환자와의 신뢰와 믿음을 무엇보다 강조했다.

▲  ⓒ천지일보(뉴스천지)

― 척추분야 최고 명의로 꼽힌다. 자타공인이라는 말처럼 스스로도 인정하나

믿음과 경험이 쌓이고 수술 예후가 좋아서 그런 말을 듣는 것 같다. 삶의 신조가 ‘거짓말 안 하기’다. 환자들에게 진실만 얘기해서 믿음을 준 것 같다. 수술할 필요가 없으면 기다리도록 하고, 수술할 환자는 한방치료를 해도 별 효과가 없을 것이라면서 수술을 권한다. 수술을 꺼리던 환자들도 시간이 지나면 내 말을 인정하고 찾아온다.

― 현재의 명성은 많은 연구와 정직과 신뢰의 결과인 것 같다. 어떻게 생각하나

유명해지겠다는 생각 없이 환자들의 문제점을 해결해주고자 연구했다. 척추전방전위증에 대한 치료법이 안 나와서 답을 얻기 위해 국내외 학회를 찾아다녔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의사에게 배워야겠다는 생각도 들어서 의료기기상 도움을 받아 일 년에 일주일 정도 찾아가 배웠다. 그러다 신경을 한 순간에 제자리로 돌리려고 하는 게 기존 수술법의 문제라는 것을 발견하고, 이전 교과서 이론과 다른 척추 고정과 유압술을 겸한 척추전방전위증 수술을 시도했다. 새로운 수술법을 시행한 환자의 경과가 모두 좋은 것을 확인하고 학회에 가서 발표했다.

― 건축물도 뼈대가 바로 서야 건물이 제대로 지어지는 것처럼 사람에게도 척추가 그만큼 중요한 것 같다. 난무한 치료법과 무질서한 행정에 주문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세상을 살아보니 모든 것이 어우러져 따라간다. 방송도 로비를 하면 해당 의사가 나가서 선전을 할 수 있다고 들었다. 돈 벌 욕심에 다 맞물려 돌아가기 때문에 주문해도 소용없으리라 본다. 개인적으로 진실이 정책이라고 생각하고 살지만 남들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사는데 쉽게 바꿔지겠는가. 환자들은 수술 얘기만 나오면 다른 방법이 없을까하고 이곳저곳 찾아다닌다. 그런 심리를 이용해 돈을 벌려는 의사들의 생각이 쉽게 바뀌지는 않으리라 본다. 난무한 치료법이 나오는데 모든 척추질환을 수술 없이 고친다는 것은 틀린 말이다. 디스크는 50%가 수술 없이 좋아질 수 있지만 협착증은 진행성이라서 언젠가는 수술해야 한다.

― 척추건강과 건강유지법을 간단히 조언해 달라

허리 건강을 위해 양반자세는 안 좋다. 좌식 생활이 아닌 의자 생활을 권한다. 허리를 숙여서 하는 일도 가급적 피해야 한다. 허리를 치료하기 위해서 수영을 한다는 데 그건 틀린 말이다. 하지만 수영이 전신 운동은 된다. 둥둥 떠 있으니 몸무게가 허리로 가지는 않는다. 수영이 나이 들어도 허리에 나쁘지 않으면서 전신 운동이 된다는 의미에서 권장한다. 또 일정하게 하던 일은 하는 게 건강유지 비법이다. 자식들이 나에게 와서 연로하신 농촌부모님이 농사 못 짓게 해달라고 당부하지만 농사 못 지으면 금방 늙는다.

― 앞으로의 계획은

환자를 진찰하고 수술하는 그 자체가 내게도 즐거움이고 환자에게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기에 내 능력이 닿는 한 그렇게 할 것이다. TV를 보다 감동 받았던 내용이 있다. 80이 넘어서도 생계를 위해 물질을 하는 제주도 어른, 또 어느 나라 폭포인지는 기억이 안 나지만 냇물도 조금 흐르고 가파른 곳을 5명의 관광객을 위해 30~40분간 짐을 올려주면서 몇 달러 겨우 받는 사람들을 봤다. 그처럼 힘들게 사는 사람들을 보면서 난 나이 들어도 편히 안 살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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