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만에 경찰에 자진 출석
16일 범행한 남녀는 추적 중

지난 17일 22시 19분경 경복궁 서쪽 영추문 좌측 담장 낙서 부분의 왼쪽에 추가로 발생한 스프레이 낙서. (출처: 연합뉴스)
지난 17일 22시 19분경 경복궁 서쪽 영추문 좌측 담장 낙서 부분의 왼쪽에 추가로 발생한 스프레이 낙서.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서울 경복궁 담벼락을 스프레이 낙서로 훼손하는 범죄가 잇따른 가운데 모방범행 용의자가 범행 하루 만인 18일 자수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45분께 서울 경복궁 담벼락을 스프레이 낙서로 훼손한 모방범행 용의자 A씨가 서울 종로경찰서에 자진 출석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구체적인 범행 경위, 공범 유무 등을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전날(17일) 오후 10시 20분께 경복궁에 또 다른 낙서가 추가됐다는 취지의 신고를 접수했다.

새 낙서가 발견된 곳은 지난 16일 낙서로 훼손된 영추문 부근이다. 길이 3m, 높이 1.8m에 걸쳐 훼손됐다. 붉은색 스프레이로 영문과 한글을 섞은 여섯 글자로, 특정 가수와 앨범 이름이 적혀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첫 번째 ‘낙서 테러’ 범행에서는 붉은색, 푸른색 스프레이로 ‘영화 공짜’ 문구와 더불어 불법 영상 공유 사이트를 뜻하는 ‘○○○TV’ ‘△△’ 등의 문구가 반복적으로 새겨졌다. ‘△△’는 도미니카 공화국에 서버를 뒀던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를 의미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인근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경찰은 16일 낙서를 저지른 용의자를 남녀 2명으로 파악했으며 지능팀과 형사팀이 수사하고 있다. 용의자들이 주도면밀하게 수많은 CCTV를 피해서 도주한 탓에 추적에 다소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이날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용의자 3명의 신원을 특정해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용의자가) 거의 특정돼 가는 과정으로 조만간 특정해 검거하도록 조치할 것”이라면서 “상징적 문화재에 대한 낙서 훼손 행위를 중대한 범죄로 보고 검거 이후 엄정한 처벌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사건 직후 경복궁 등 주요 문화재에 대한 순찰을 강화하고 거점 근무도 실시하고 있다. 경찰은 검거된 피의자에게 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 위반(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강력하게 처벌할 방침이다.

현행법은 국가지정문화재를 손상시킨 자는 징역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사적 등 지정문화유산에 글씨·그림 등을 쓰거나 그리거나 새기는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며, 이를 어길 시 원상 복구를 명하거나 관련 비용을 청구할 수 있다.

문화재청은 이번 범죄가 문화유산 보존에 심각한 영향을 준 행위로 보고 관련 법률과 처벌 기준 등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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