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마스 충돌에 해석 난무
자의적 해석 우려 목소리도

(출처:유튜브 캡처)
(출처:유튜브 캡처)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일부 교회 개신교 목사들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촉발된 이스라엘 전쟁에 대해 설교를 하며 ‘하나님의 중동 심판론’ 등 음모론을 주장하거나 자의석 해석에 기반한 편향 발언을 하고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기독교계에서도 이런 주장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7일 유튜브에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전쟁’ 등의 키워드로 검색하면 나타나는 일부 개신교 목사들의 설교 영상을 보면 이들은 현재 이스라엘을 둘러싼 전쟁이 구약 성서 에스겔 38장과 요한계시록 등에 나오는 곡과 마곡의 전쟁과 연관이 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구약 에스겔서 38장은 마곡 땅의 통치자 ‘곡’이 북방 군대를 인솔해 이스라엘을 침략하나 하나님께서 능력으로 그들을 쳐 멸하는 내용이 기록돼 있다. 

40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를 운영하는 사랑침례교회 정동수 담임목사는 최근 설교에서 “하나님의 주권 가운데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이라며 “에스겔 38장의 곡과 마곡의 전쟁은 이란 등 이슬람 국가들이 러시아와 함께 이스라엘을 공격한다는 성경의 예언”이라고 했다.  

그는 “스가랴서 14장 12절에는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맨 마지막에 치러오는 군대에게 진노를 발하시는 데 그때 그들의 살이 소멸되고, 그들의 눈이 그들의 눈구멍 속에서 소멸되며 그들의 혀가 그들의 입속에서 소멸되는 일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며 “이는 분명히 핵폭탄이 터질 때 나타나는 현상이며 이와 같은 엄청난 고통을 통해 이스라엘을 치러왔던 민족들이 망할 것을 알리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 역시 최근 설교에서 에스겔서 38장을 언급하면서 “성경이 말하는 곡과 마곡은 이란과 중국이 연합한 공산주의 국가들”이라며 “이스라엘을 치지만 이길 수 없다”고 했다. 전 목사는 “하나님이 천재지변을 일으켜서 러시아, 아랍 군대를 모세 때처럼 땅에다 파묻어버리실 것”이라며 “최후에는 이스라엘만 남게 돼 있다”고 말했다. 

일부 목회자들은 성경이 말한 말세 때의 징조가 나타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하베스트크리스천펠로우십 교회 그렉로리 목사는 에스겔서 37장과 38장을 거론하며 “하마스의 배후에 있는 이란과 러시아가 연합해서 이스라엘과 충돌할 때를 말세라는 관점에서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독자 15만여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김영현 전도사는 영상을 통해 “성경에 기록된 말씀대로 전쟁이 진행되고 있다”며 “세계 3차 대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마태복음 24장의 ‘민족이 민족을 나라가 나라를 대적할 것’이란 예언이 그대로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며 “한반도에서도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일부 교회 목회자들의 이런 발언은 자의적인 해석이기 때문에 오류를 낳을 수도 있고, 사태를 더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교인들은 “이스라엘 전쟁으로 문자주의자들만 신났다” “성경에 언급되는 기록을 자의적으로 해석해선 안 된다”며 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한 교인은 “신의 이름을 운운하며 전쟁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만행들은 즉각 멈춰야 한다”며 “하나님이 약속한 땅이라는 이스라엘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상생·공존·평화다. 기독교라고 해서 무조건 이스라엘을 정당화하고 편드는 편협한 행위는 멈춰야 한다”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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