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마다 적정 수면 달라 잠 집착 버려야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잠을 자고 싶어도 잠이 오지 않을 때의 고통은 겪어 본 사람만 안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이 갈수록 늘고 있는 추세다. 특히 50대 이상 중장년층이 쉽사리 잠들지 못하거나 잠들더라도 중간에 자꾸 깨는 등 불면증으로 고통받는 경우가 많다.
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서울 송파구병)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최근 5년간 수면장애/비기질성 수면장애 진료 현황’ 자료에 따르면 잠 못 드는 사람은 2018년 91만 606명, 2019년 99만 8795명에 이어 2020년 103만 7279명으로 100만명을 넘어섰다. 이어 2021년 109만 8980명으로 늘고서 2022년에는 116만 3073명으로 처음으로 110만명을 넘었다. 이는 최근 5년 동안 25만 2467명이 늘어 27%의 증가율을 보였다. 진료를 받지 않는 사람들까지 감안하면 이 수치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기준으로 연령별로 보면 60대 26만 6925명(22.9%), 50대 21만 8627명(18.7%), 70대 19만 6058명(16.8%), 40대 16만 3467명(14%), 80대 이상 13만 2526명(11.3%), 30대 10만 9944명(9.4%), 20대 6만 4788명(5.5%), 10대 8623명(0.7%), 10세 미만 2115명(0.18%) 등의 순이었다.
여기서 두드러지는 것은 전체 인원의 약 70%가 50대 이상 중장년층(81만 4136명)이라는 점이다. 수면장애 환자가 늘어남에 따른 수면장애 치료에 들어간 진료비도 급격하게 늘었다. 2018년 1526억에서 2022년 2852억으로 약 1326억이 늘어 약 87% 증가했다.
수면장애(G47)는 비기질성 수면장애(F51)와 관련된 영역(비기질성 수면장애, 악몽, 수면 야경증, 몽유병)을 제외한 신경계/척수 부위와 관련된 불면증, 과다수면장애 등을 의미한다. 여기서 불면증은 충분히 잘 기회와 시간이 있는 데도 잠들기 힘들거나 자꾸 깨거나 혹은 두 가지 증상이 모두 나타나면서 일상생활에 문제가 생길 때를 말한다. 불면증의 원인은 스트레스나 걱정 등 다양하지만, 누구에게나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불면증을 치료하려면 무엇보다 잠에 대한 집착을 버리는 것이 중요하다. 적정 수면 시간이라는 건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몇 시간 이상을 반드시 자야 한다고 생각하다 보면 오히려 불면증이 생길 수 있다. 이 때문에 매일 규칙적인 시간에 일어나 낮에는 햇빛도 보고 활동도 하면서 생활하다가 저녁에는 차츰 이완의 단계로 접어들며 잠들 준비를 하는 것이 불면증을 예방하는 데 좋다.
이마저도 불면증이 나아지지 않는 경우 초기에는 약물 치료를 병행할 수 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수면제 없이 잠들 수 있도록 비약물적 치료에 집중해야 한다. 수면제를 지속 복용하면 약이 없으면 스스로는 잠들 수 없을 것 같은 ‘심리적 의존’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비약물적 치료를 해야만 약물 복용을 끊어낼 수 있다.
전문가들은 불면증을 ‘손님’에 빗대어 받아들여야한다고 조언한다. 예기치 못하게 찾아왔다가 훌쩍 떠나가기도 하고 언젠가는 또다시 올 수도 있는 불청객 같은 존재라는 것이다. 불면증은 손님과 같아서 건강한 수면 습관을 갖춰놓으면 다시 손님이 왔을 때 더 쉽게 대응할 수 있다고 제언한다. 다만 잠이 들기 힘들거나, 중간에 많이 깨거나, 새벽에 너무 일찍 깨거나 하는 증상이 일주일에 세 번 이상, 3개월 이상 지속해 일상에 영향을 주기 시작하면 전문가와 상담해야 한다고 전문가는 말한다.
서울대병원은 건강한 수면을 위해 좋은 습관으로 ▲규칙적인 수면 패턴 ▲낮잠 자지 않거나 30분 이내로 짧게 자기 ▲ 카페인과 음주 줄이기 ▲잠자리 들기 전 흡연 피하기 ▲규칙적인 운동 ▲잠자리에서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 사용 피하기 ▲자기 전 허기질 시 소량 간식 섭취 ▲조용하고 어둡고 편안한 잠자리 환경 조성 ▲잠자리에서 시간 확인하지 않기 등을 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