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격해 예배당 부수고 불태워
기독인, 전 세계에 기도 요청

16일(현지시각) 파키스탄 파이살라바드 인근 자란왈라에서 무슬림들이 교회 십자가를 철거하고 있는 모습. (출처: 인스타그램)
16일(현지시각) 파키스탄 파이살라바드 인근 자란왈라에서 무슬림들이 교회 십자가를 철거하고 있는 모습. (출처: 인스타그램)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스웨덴에서 이슬람 경전인 ‘코란’에 불을 지르는 시위가 벌어진 후, 파키스탄 내 소수자인 기독교인들이 무슬림들에게 공격을 당하고 있다.

파키스탄 현지 경찰은 16일(현지시각) 외신 등을 통해 파이살라바드 인근 자란왈라 지역의 기독교인이 코란을 모독했다는 이유로 성난 무슬림들이 기독교 구역을 습격해 교회를 불태우고 여러 채의 집을 파손했다고 밝혔다.

이날 현지인들이 소셜미디어(SNS)에 게시한 사진과 동영상에서도 보면 무슬림들은 교회의 십자가를 떼버리고, 교회 내부의 물건들을 부수고, 예배당을 불태우며 심지어는 경찰을 향해 돌을 던지기도 했다. 신변의 위협을 느낀 기독교인들은 “오늘 또 이 같은 사건이 발생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언제까지 미움의 대상이 돼야 하냐”며 전 세계에 중보기도(전체 교회나 국가 또는 남을 위한 기도)를 요청하고 나섰다.

파키스탄에서 박해받는 기독교인들에게 법적·실질적 지원을 제공하는 법률구조지원정착센터(CLAAS)도 최근 “이번 시위와 관련해 꾸란 방화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강력하게 냈음에도 불구하고, 기독교 공동체는 교회와 지역사회에 대한 위협에 직면해 있다”고 전한바 있다.

앞서 6월 28일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의 한 이슬람교 예배당 모스크 외곽 앞에서는 메카의 연례 성지순례 이후 열리는 이슬람 최대 명절 ‘이드 알아드하’를 겨냥한 시위가 열렸다. 200여명이 참가한 시위로, 스웨덴 당국의 허가를 받은 합법적 집회였다.

문제는 기독교 신자로 알려진 이라크 출신의 이주민 살완 모미카(37)가 시위 도중 코란을 밟고 불을 붙이면서 불거졌다. 코란 소각은 이슬람과 무슬림에 대한 가장 심한 모욕 행위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쿠란 소각 시위 소식을 접한 이슬람 국가들은 전국 곳곳에서 격렬한 항의와 시위를 벌였다. 세계적으로 무슬림 인구가 두 번째로 많은 파키스탄에서도 시위가 발생했고, 의회에선 스웨덴을 비판하는 내용이 담긴 결의안을 채택했다.

한편 파키스탄의 정식 국가 명칭은 파키스탄 이슬람공화국이며 한반도의 3.5배 면적을 가지고 있다. 국교는 이슬람교며, 국민의 96.28%가 이슬람교도(수니파 80%, 시아파 20%)다. 그 외의 종교로는 힌두교와 기독교가 있다.

파키스탄은 2023년 오픈도어선교회가 선정한 기독교 박해국가 목록(WWL)에서 전년 대비 한 계단 오른 7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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