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업스토어 앞세워 고객 발길 잡아
포토존 기본, 핫플레이스 선점 경쟁
매장 리뉴얼하고 이색 공간 마케팅

현대백화점 판교점에서 오픈하는 ‘판교랜드, 테크 앤 드림’ 이미지. (제공: 현대백화점그룹)
현대백화점 판교점에서 오픈하는 ‘판교랜드, 테크 앤 드림’ 이미지. (제공: 현대백화점그룹)

[천지일보=조혜리 기자] 정부가 3년 4개월 만에 코로나19 엔데믹(전염병의 풍토병화)을 선언했다. 여기에 봄나들이 야외활동이 많아지자 집 밖을 나온 이들을 잡기 위해 유통업계가 고객들의 오프라인 경험을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고객을 잡기 위해 조금이라도 더 특별하고 새롭게 매장을 꾸미고 있다. 특히 MZ 세대 중심으로 이색경험을 중시하는 만큼 이들의 취향에 맞게 색다른 공간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15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자체 캐릭터 ‘흰디’와 함께하는 ‘판교랜드, 테크 앤 드림’을 연다. 흰디는 흰색 강아지를 모티브로 2019년 선보인 자체 캐릭터다.

흰디와 함께 백화점 곳곳을 둘러보며 최신 정보통신기술(ICT)부터 동화 속 전시까지 다양한 체험을 한다는 콘셉트다. 10층 팝업 공간에서는 국내 5개 ICT 전문기업이 참여해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 부문의 다양한 신기술을 선보인다.

로보틱스 플랫폼 기업 ‘인티그리티’의 AI 기반 자율주행 스마트 모빌리티 로봇, 즉석에서 초상화를 그려주는 엑스오비스의 AI드로잉 로봇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증강현실(AR) 기술이 접목된 교육 콘텐츠와 교육 메타버스, 스마트 홈스쿨 등을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에듀 테크’ 부스도 마련됐다.

10층 토파즈홀에서는 오는 17일부터 발간 80주년을 맞은 베스트셀러 소설 ‘어린왕자’를 재해석한 특별전시를 한다. 총 19명의 작가가 참여해 일러스트레이트, 실크스크린, 조각 등 7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행사 기간 AR 필터로 백화점 곳곳에 숨어있는 흰디의 인증샷을 올리면 추첨을 통해 아이패드, 다이슨 헤어드라이어, 흰디 굿즈 등 다양한 경품을 증정한다.

지난해 6월 잠실 롯데월드몰에서 진행한 '더 코트' 테니스 팝업 전경. (제공: 롯데백화점)
지난해 6월 잠실 롯데월드몰에서 진행한 '더 코트' 테니스 팝업 전경. (제공: 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은 잠실 롯데월드몰 3층에 약 500㎡(약 150평) 규모의 체험형 테니스 매장 ‘테니스메트로’를 그랜드 오픈하며 고객몰이에 나섰다. 장비·의류 쇼핑부터 테니스 레슨까지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차별화된 매장을 통해 테니스족의 성지로 자리매김한다는 목표다.

국내 최대 테니스 유통사인 ‘테니스메트로’와 손잡고 상품 판매 중심의 기존 테니스 매장들과 달리 실제 테니스 코트를 설치하고 체험 요소를 강화하는 등 국내 테니스 문화를 선도할 복합 문화공간으로서 차별화된 콘텐츠를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또한, 실제로 미국 전역에서 상위 1%의 스포츠 선수를 가리키는 ‘파이브 스타(Five Star)’ 선발 출신의 코치가 상주해 입문자부터 전문가까지 개인 레슨과 그룹 레슨도 운영한다.

특히 어린 아이들도 테니스를 게임처럼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도록 롯데문화센터와 함께 ‘매직 테니스’ 수업도 진행한다. 또 유명 테니스 브랜드 론칭쇼를 진행하고 테니스 동호회와 연계해 코트를 대관해 주는 등 매장 내 테니스 코트를 활용한 이벤트와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런 추세에 맞춰 대형마트도 점포 리뉴얼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마트는 최근 온라인의 편리함을 뒤로하고 반드시 오프라인으로 오게 할 유인책을 만들기 위해 매장을 속속 탈바꿈했다. 단순 쇼핑만 하는 것이 아니라 온 가족이 여가까지 즐길 수 있도록 공간을 조성했다.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3일 이마트 연수점을 방문해 둘러보고 있다. ⓒ천지일보 2023.05.03.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3일 이마트 연수점을 방문해 둘러보고 있다. ⓒ천지일보 2023.05.03.

이마트는 지난 3월 30일 이마트 연수점을 ‘몰타입의 미래형 대형마트’로 재개장했다. 이마트 연수점은 주류 특화점 ‘와인앤리큐르’를 비롯해 대형 수산 매장 30m 길이의 축산 매장, 델리 매장과 밀키트 전문 매장 등으로 채웠다. 주말마다 열리는 ‘참치 해체쇼’와 ‘치킨 로봇’ 등을 볼거리로 내세웠고, 인천 야구단 SSG랜더스 소속 선수의 용품을 선보이는 ‘랜더스 광장’도 만들었다.

이달 초에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직접 이마트 연수점에 들러 매장을 둘러보며 답은 언제나 고객과 상품이 있는 현장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장이 신세계그룹의 미래 지속 성장을 위한 전략구상의 출발점”이라며 “오프라인의 미래는 고객에 대한 광적인 집중과 연구를 통한 공간혁신에 있다. 고객 경험의 폭을 지속적으로 확장해 변화와 혁신으로 고객이 이마트를 찾는 이유를 끊임없이 만들라”고 주문했다.

리뉴얼 효과는 즉각 나타났다. 이마트에 따르면 연수점은 리뉴얼 개장한 후 지난 한 달 간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8%가량 증가했고 방문 고객수도 23% 늘었다.

홈플러스 역시 지난해 2월 인천 간석점을 신호탄으로 ‘메가푸드마켓’으로의 재단장을 이어가고 있다. 메가푸드마켓은 점포 면적의 50% 이상을 식품매장으로 조성해 신선식품, 즉석식품, 간편식 등을 골고루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말까지 당초 목표했던 18개점 재단장을 완료했다. 올해는 한발 더 나아가 고객 편의와 체험을 극대화한 차세대 콘셉트의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2.0’을 선보일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유통업계의 팝업스토어와 이색 매장은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며 “고객들에게 친근함과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도록 누가 더 특별한 경험을 선물하느냐가 성공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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