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성 자생한방병원 원장
나들이·휴가 전 다이어트 과도
“소식, 살에 뼈까지 내주는 셈”
올바른 운동과 식이요법 권장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최근 날씨가 점차 따뜻해지면서 나들이와 여름 휴가철을 대비해 미리 다이어트에 나서는 이들이 많다. ‘콜라병 몸매’에 ‘초콜릿 복근’까지는 바라지 않더라도 최대한 날씬하게 여름휴가를 보내고 싶은 마음에서다.
실제로 국내 한 식품회사가 성인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새해 가장 이루고 싶은 목표로 ‘다이어트’가 꼽혔다. 이 가운데 다이어트를 하는 이유로는 ‘예쁜 옷을 입으려고(47.1%)’가 1위를 차지했다. 다이어트 방법으로는 ‘음식 섭취량 조절’이라는 응답이 23.2%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끼니 횟수 조절’의 응답률도 19.4%에 달했다. 주로 섭취량을 줄임으로써 체중 감량에 나선다는 의미다.
하지만 무리한 소식(小食) 다이어트는 살을 내주고 뼈까지 내주는 것과 같은 행동으로 주의가 필요하다. 음식 섭취량을 갑자기 줄이거나 한 가지 종류의 음식만 먹는 이른바 ‘원 푸드 다이어트’를 강행하게 되면 영양 상태 불균형에다 내분비계 이상을 불러올 수 있다. 이는 근육과 골밀도가 빠르게 감소해 외부 압력에 대한 척추∙관절의 부담이 늘어나는 결과로 이어진다.
척추뼈 사이의 디스크(추간판)와 무릎뼈 사이의 연골은 내부에 혈관이 없기 때문에 주변 모세혈관을 통해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받는다. 혈관에 공급되는 영양분이 줄어들고 충격이 누적되면 결국 디스크와 연골이 손상될 확률도 높아진다.
또 최근 젊은 층은 스마트폰과 IT 기기의 장시간 사용으로 생긴 잘못된 자세 습관과 불규칙한 식생활로 인해 각종 근골격계 질환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 병원에 내원하는 환자들 중 20·30대 나이에 퇴행성 허리디스크(요추추간판탈출증), 관절염 등을 진단받는 이들도 점차 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척추∙관절질환 의료이용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척추질환 신규 환자 118만명 중 20~30대 환자는 47만명으로 약 4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무리한 다이어트까지 겹치게 되면 그 위험성은 굳이 언급할 필요도 없다.
한방에서는 추나요법·침·약침 등 한방통합치료를 통해 허리디스크와 관절염 등 근골격계 질환을 치료한다. 추나요법으로 틀어진 뼈와 인대를 교정해 특정 부위에 과도하게 실리는 압력을 분산시키고 통증을 줄인다. 이와 함께 침 치료로 수축한 근육을 풀어주고, 한약재 유효성분을 인체에 해가 없게 정제한 약침 치료를 병행하면 디스크·연골에 영양분을 보충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전문적인 치료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다이어트는 하되 섭취하는 음식량과 종류를 줄이기보다 올바른 운동과 식이요법을 통해 체중을 줄여나가는 방법이 이상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다이어트 이후 폭식증과 요요현상을 방지하기 위해서도 좋은 선택이다.
다이어트의 동기는 자기만족뿐 아니라 가족·연인·친구들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주려는 목적 등 다양할 것이다. 그러나 그 순간만을 위해 평생 건강을 해칠 필요가 있을지는 다시 생각해보는 편이 좋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