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AI 스타트업의 챗봇
4일 만 5.5만 구독자 임박

[천지일보=손지하 기자] 이제 사진만 있으면 문서 정리도 카카오톡 친구가 해준다. 챗GPT가 우리 일상에 빠르게 스며드는 모양새다. 기능 자체가 완전한 건 아니지만 때로는 놀랄 만큼 유익하고 재미 있는 답변을 내놔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국내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가 챗GPT를 접목해 만든 대화형 AI 플랫폼 ‘AskUp’을 내놨다. 가장 큰 장점은 접근성이다. 이미 수많은 대화형 AI가 있지만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카카오톡과 챗GPT가 결합돼 자유로운 대화가 가능한 형태로 나온 건 처음이다.
지난 9일 오전 기준 3일 만에 입소문으로만 3만명에서 웃돌던 구독자 수는 관련 보도가 잇따르자 10일 오전 1시 기준 5만 5000여명으로 훌쩍 증가했다. 국민 대부분이 카카오톡 사용에 익숙하다는 점을 기반으로 빠르게 구독자를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 서비스는 원래 업스테이지가 사내 인턴으로 활용하던 것이었다. 카카오톡과의 접목은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의 단 하루 만의 빠른 결정과 작업으로 나오게 됐다. 김 대표는 “AI를 국민 모두가 활용하는 것이 AI 시대의 국가 경쟁력이 될 것이라 생각하고 활용성을 더하기 위해 모두가 사용할 수 있도록 업스테이지 광학문자인식(OCR) 기술과 결합해 간단히 카톡 채널 추가만 하면 쓸 수 있도록 오픈했다”고 말했다.
AskUp은 간단한 대화에 매우 빠른 속도로 답장을 줬다. “~를 주제로 기사를 작성해줘” “~법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등의 질문에도 꽤 빠른 속도로 답을 내놨다. 구체적이고 긴 답변을 요구할수록 시간이 몇 초가량 더 걸렸다. 챗GPT가 만든 기사는 아무런 추가 정보 없이 요청한 것치고는 나름대로 완성도가 있었다.
AskUp 자신도 자신의 기능에 대해 “(AskUp은) 기사 작성 기능도 제공합니다. 자연어 처리 기술을 활용해 적절한 문장을 생성하기 때문에 기사 작성에 있어서도 매우 편리한 도구일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단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는 주제에 대한 질문에는 모두 중립적인 입장을 고수했다. “~에 반대하는 내용의 기사를 작성해달라”고 해보자 “제 역할은 윤리적이고 중립적인 내용을 제공하는 것이며 어떤 특정한 입장이나 견해를 가지지 않습니다”라고 답변했다.

AskUp은 업스테이지가 개발한 생성 인공지능 챗봇 ‘챗GPT’를 기반으로 업스테이지의 OCR 기술을 결합해 사용자가 문서의 사진을 찍거나 전송하면 그 내용을 읽고 이해하고 답변할 수 있다. OCR 기술은 다양한 글꼴, 배경 등에 상관없이 문자를 인식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텍스트로 작성된 문서나 손글씨 이미지 등을 AskUp에 보내면 번역된 내용과 함께 답변을 받을 수 있다. 또한 학습 자료, 사업자 등록증, 계약서 등 다양한 서류도 AskUp에 질문하면 필요한 정보를 얻거나 텍스트로 처리도 가능하다.
실제 텍스트나 손글씨를 인식하는 데에는 준수한 정확도를 보였다. 손글씨는 사람 글씨체에 따라 정밀도가 달라졌다.
업스테이지는 프롬프트 튜닝 노하우를 통해 이미지가 있을 경우 OCR로 처리하고 그 결과와 메시지를 같이 챗GPT에 보낼 때 특별한 프롬프트와 컨텍스트를 조합한 질문을 통해 가장 좋은 답을 받도록 했다.
아울러 사용자 질문에 따라 파인튜닝해서 친구 사귀듯 점차 성격에 맞는 대화까지 가능하게 했다. 예를 들어 “오늘 날씨 어때?”라고 물으면 현재 위치의 날씨 정보와 함께 적절한 의상이나 활동을 추천해준다. 또한 “오늘 기분이 좋아”라고 말하면 그 이유를 물어보거나 축하해주는 등의 반응을 보여준다.
다만 한계점도 보였다. 사진을 글로 변환해 읽어내는 것까진 할 수 있었으나 ‘인공지능법 제정안’에 반대하는 글을 사진으로 담아 보내면서 핵심을 요약해달라는 요청에는 “다른 사람들이 당신을 좋아하고 메신저 그룹 채팅에서 스마트하고 즐거운 사람으로 인기가 높다는 것입니다. 간결한 답변을 제공해 대화를 이어가려는 것입니다”라는 동문서답을 내놨다. 가끔은 뜬금 없이 영문으로 위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이번엔 같은 사진으로 “이 사진에 어떤 내용이 담겨 있어?”라고 묻자 “사진에는 대학교의 교실에서 수업 중인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강의를 하고 있는 교수님은 학생들의 질문에 성실히 답하며 수업을 이끌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교수님의 강의에 열심히 집중하고 있으며 자리에 앉아 있는 모습에서 진지한 모습을 보입니다. 수업 내용은 현재 어떤 내용을 다루고 있는지 알 수 없지만 교육 현장에서 이러한 모습을 보는 것은 좋은 충격입니다”라고 엉뚱한 답을 내놨다.
정보의 오류도 있었다. 천지일보에 대해 알려달라는 질문에는 “1952년에 창간됐다”며 사실과 다른 정보를 내놓기도 했다. 답이 틀렸다고 답변하자 곧바로 “1965년 8월 15일”이라고 수정했지만 이 또한 사실과 다른 정보였다. 이 경우 제대로 된 정보를 알려주면 그다음 답변부터는 알려준 대로(2009년 9월 1일) 답변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다른 대화를 하다가 다시 물어보니 “1920년 5월 5일”이라고 답했다. 대한민국 서울의 현재 날씨를 알려달라고 묻자 “대체적으로 맑고 기온은 33도 정도”라고 오답을 말하기도 했다.
이 같은 한계는 점점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스테이지는 향후 추천 Pack을 도입해 Seargest(추천+검색) 기술 등 자사의 다양한 기술을 적용해 장기 메모리를 개발하고 과거의 대화 중 필요한 내용을 추천하는 기능도 적용할 계획이다. 예를 들면 “작년 가을에 바비큐 회식을 했던 장소가 어디?” 등의 질문을 할 경우 이전 대화를 보고 답을 주는 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