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작 ‘내 연애의 기억’ 이후로 1년 만에 새로운 작품인 ‘연애의 맛’으로 돌아온 강예원은 거침없는 성격으로 여성 불모지인 금녀의 벽에 도전하는 열정적인 여자 ‘길신설’로 분했다. 남성의 은밀한 곳은 잘 진단하면서도 연애 경험은 전무한 비뇨기과 전문의 길신설, 겉으론 멀쩡한 뇌섹남이지만 정작 여자 마음은 잘 모르는 산부인과 전문의 ‘왕성기(오지호 분)’를 만나 벌어지는 솔직·발칙한 19금 로맨틱 코미디를 담은 ‘연애의 맛’.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서 강세를 보여 왔던 그야말로 ‘믿고 보는 배우’ 강예원은 최근 MBC 예능 ‘진짜 사나이’ ‘라디오스타’ 등에 출연하면서 예능대세로 떠올라 대중에게 더욱 친숙한 이미지를 더하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근 카페에서 그녀만의 연애 스타일과 예능대세로 떠오른 감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영화 속 길신설은 위기를 극복하고 금녀의 벽을 넘어 여성 비뇨기과 전문의가 된 인물이다.
다양한 편견을 버티며 비뇨기과 전문의가 된 그녀는 거침없는 입담과 성격을 자랑하지만 정작 연애에 있어서는 왕초보로 변하고 만다. 짝사랑하는 상대와의 완벽한 저녁 데이트를 위해 온갖 스타일의 옷을 입고 벗고를 무한반복하며 설레는 연애에 들뜨기도 한다. ‘데이튼데 뭐 입지?’라며 들뜬 여자들의 마음을 잘도 대변해주는 장면은 매우 인상 깊은데.
“실제 데이트 신청 받으면 잘 꾸미지도 않아요. 평소대로 편하게 입고 나가고 킬힐 보다 운동화를 좋아하는 스타일이에요. 제가 꾸밀 때는 일할 때, 평범한 사람 강예원으로 돌아오면 화장도 잘 안하고 그래요. 연애도 성격 따라 가는 것 같아요. 서서히 시간을 갖고 좋아하는 편이고 내가 진짜 확고해 질 때는 한 없이 마음을 열어버리는 스타일, 이게 바로 강예원이에요.”

혹자는 그녀가 대인공포증인데 어떻게 연기자라는 직업을 원활히 해낼 수 있는지 궁금해 한다.
강예원은 연출진·스태프와 함께 같은 공간에서 작품에 스며들어 연기하는 자신의 모습이 좋다고 한다. 작품 안에서 훨훨 날아다니는 자신의 모습은 낯설지 않으며 연기자로서의 열정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라고 강예원은 설명했다.
여기에 진솔한 그녀의 성격이 예능에선 재미있고 솔직한 입담으로 보였을 수도 있다.
하지만 강예원이 대인관계, 일 더불어 연애를 대할 때는 가볍게 혹은 쉽게 여기지 않는 타입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극 중 여자 비뇨기과 의사라는 특이성 때문에 좀 더 찰지고 여성 관객이 공감 가도록 대사연습을 했죠. 그래서 여자들이 봤을 때 수치스럽지 않고 모두 통쾌하게 웃을 수 있도록. ‘진짜 사나이’에서도 배우라는 직업 때문에 시청자가 불편하지 않도록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좋은 모습이든 안 좋은 모습이든 꽁꽁 싸매고 있지 말고 대중에게 오픈해서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강예원은 장난끼도 많고 긍정적인 성격이라 친구들과의 사이도 원만하다. 그러면서도 진중한 면이 깊어 종종 남녀를 가리지 않고 연애상담도 하는 편인데. 강예원이 말 하는 ‘연애의 맛’은 과연 어떤 것일까. 그녀는 ‘제대로 된 사랑’을 추천했다.
“연애상담 힘들죠. 감정소모도 크고. 시간도 많이 잡아먹고, 또 조언해줘도 ‘설마 그러겠어?’라고 흘려들을 때도 있고. 그런데 정말 건강한 연애를 하고 싶으면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어요. 나도, 상대방도 지금의 현실을 객관적으로 볼 줄 알고 또 무엇보다 사랑이 전부가 아니라 배려도 꼭 그 속에 포함돼야 한다고 말해주죠. 몇 명을 만났냐보다는 제대로 된 사랑을 해봤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사랑은 단순하지 않으니까요.”

예능 이후로 붙여진 귀여운 별명 ‘아로미’ 강예원이 들려주는 진짜 ‘연애의 맛’. 그 달콤 쌉쌀한 ‘연애의 맛’은 가까운 극장을 통해 맛 볼 수 있다.
강예원·오지호 주연의 김아론 감독 연출 ‘연애의 맛’은 지난 7일 개봉했다. 청소년관람불가, 러닝타임 101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