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임금인상으로 내수진작 어려워”… 재계선 난색
[천지일보=정인선 기자]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최저임금 인상 발언 이후 정치권에서 최저임금 문제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4일 최 부총리는 “적정 수준의 임금 인상 없이는 내수가 살아날 수 없다. 현 정부 들어 최저임금 인상률을 연간 약 7%씩 올렸고, 올해도 최저임금을 빠른 속도로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10일 민주정책연구원 경제정책심화과정에 참석해 여·야·정의 최저임금 협의를 제안했다.
문 대표는 “말로써만 끝날 것이 아니라 실천이 필요하다”면서 “여야와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최저임금을 어떤 속도로 높여 나갈 것인지 서로 협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은 이미 오래전에 최저임금의 하한선을 전체 노동자 평균임금 절반 수준 이상으로 법제화하는 최저임금법 개정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며 “다음 국회에 그 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협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문 대표의 제안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최저임금은 최저임금심의위원회에서 정하는 것”이라며 여·야·정 회동 제안을 사실상 거부했다.
유 원내대표는 “최저임금심의위원회 안에 노·사·정이 다 있어 정치권이 의견을 제시할 수는 있다”며 “그것(최저임금)을 여·야·정이 모여서 결정할 일은 아니다. 그래서 그 제안은 좀 의아하게 생각된다”고 말했다.
또 당내 일각에서 시간당 최저임금을 6000원대로 정해달라는 요구에 대해 “지난해에 7% 인상했고, 올해도 아마 7.8% 인상하면 6000원을 넘어선다”며 “최저임금이 박근혜 정부 들어와서 빠른 속도로 올라왔는데 그 기조를 계속 좀 유지하자 이 정도의 입장을 갖고 있지, 이것을 법으로 정하는 생각은 안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경영자총협회와 전국경제인연합회 부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 등 재계에선 우리나라 최저임금이 결코 낮지 않다며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난색을 표했다.
10일 한경연은 “최근 정부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등 소득 중심 성장정책을 추진하는 가운데 무리한 소득증대가 내수 진작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