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동건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9일 서울 르네상스호텔에서 열린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정기총회’가 끝난 후 올해도 중국 납품사를 늘릴 계획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납품사 늘리는 것이) 사업하는 사람의 숙명이 아니겠느냐”고 말하며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실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삼성전자의 휴대폰 사업 부진으로 함께 실적 악화를 겪었다.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모바일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점유율은 지난해 2분기 31.8%에서 3분기 26.8%로 급락했다. 영업이익의 타격은 더 컸다.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은 600억원을 기록하며 2013년 동기간에 비해 93%나 줄었다.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도 높았다. 총 매출의 60%, 모바일 매출의 80%를 삼성전자가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사업이 흔들리면 그에 따른 타격을 고스란히 받아야 하는 구조인 셈이다. 때문에 삼성전자 납품으로 발생하는 매출 비중을 3년 내 50% 수준까지 낮춘다는 게 삼성디스플레이의 목표다. 이를 위해 박동건 사장은 지난해부터 작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왔다.
지난해 11월 열린 투자자 포럼에서 삼성디스플레이는 “마케팅을 강화해 외부 고객사 비중을 높이는 데 힘을 쏟고 있다”며 “아몰레드 가격이 LCD 가격과 비슷한 수준으로 낮아질 경우 더 많은 고객들이 우리 제품을 찾게 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노력의 결과는 작년 말부터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작년 12월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비보의 플래그십 제품 ‘X5 맥스’에 삼성디스플레이 5.5인치 아몰레드 디스플레이가 탑재됐으며, 이어 올해 1월엔 쿨패드가 플래그십 스마트폰 모델 ‘다젠’에 5.2인치 아몰레드를 적용했다. 이외에 레노버(시슬리 S90)와 오포(R5), 지오니(엘리페 S5.1) 등도 삼성디스플레이의 제품을 속속 적용하고 있다.
이외에도 삼성디스플레이는 중국에 자사의 아몰레드 패널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중국에 아몰레드 전용 마이크로사이트(www.samsungamled.com.cn)를 오픈하고, 아몰레드 전용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하기도 했다.
올해는 지난해의 노력을 바탕으로 더 많은 고객사 확보에 힘쓰는 것과 동시에 중국 외 다른 지역으로의 납품을 늘리기 위한 준비도 함께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한편 이날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KDIA)는 르네상스호텔에서 2015년도 제1회 이사회에 이어 개최된 정기총회를 열고 협회의 2014년도 사업실적 및 2015년도 사업계획, 임원선임 안 등을 의결했다. 또한 제6대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KDIA) 회장으로 LG디스플레이 한상범 사장을 선임했다. 박동건 사장은 이날을 끝으로 5대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이날 KDIA는 그간 박동건 사장의 공로를 인정하는 감사패를 전달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