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아모레퍼시픽)
 
‘간편한 화장’ 대명사로 국내 넘어 중·미·아세안서 인기
국내 및 프랑스 업체서도 모방… 특허권 지키기 ‘촉각’

[천지일보=김지연 기자] 소비자들이 느끼던 불편함과 불만을 개선한 ‘작은 혁신’의 사례. 한국이 독자적으로 개발해 전세계가 눈여겨보는 수출 효자 상품으로 등극하다.

최근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김난도 교수는 ‘트렌드 코리아 2015’를 발표하면서 작년 가장 뜨거운 판매 열풍을 일으킨 제품 중 하나로 에어쿠션을 이같이 평가했다.

뜻밖의 골칫거리도 나타났다. 세계적인 유명세를 타다보니, 올해는 에어쿠션을 둘러싼 한층 복잡한 싸움이 예상된다. 화장품 브랜드 랑콤이 에어쿠션을 모방한 ‘미라클 쿠션’을 판매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랑콤은 리퀴드 파운데이션을 쿠션에 담은 형태라고 제품을 소개하면서, 사용하기 편리하고 짧은 시간에 메이크업을 할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원조를 의식해서인지 한국에서는 판매를 시작하지 않았다.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국내외 모방 상품의 특허권 침해에 더욱 적극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쿠션’의 시작은 2008년 출시된 아모레퍼시픽 아이오페 에어쿠션이다. 아모레發 쿠션 물결이 국내를 넘어 해외 화장품 업계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아이오페에 이어 라네즈, 헤라, 아모레퍼시픽, 설화수, 베리떼, 이니스프리 등 총 13개 아모레퍼시픽그룹의 브랜드에서 출시된 쿠션 제품은 국내외를 통틀어 작년 한해만 약 900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쿠션 제품에 대한 연구는 2000년대 중반부터 진행됐다. 자외선으로부터 얼굴을 보호하고 싶지만 이미 메이크업을 끝낸 얼굴에 자외선 차단제를 자주 덧바르기 힘들다는 여성들의 고충을 헤아렸다. 사용감도 중요했다. 너무 끈적이거나 무겁지 않으면서, 지속력 역시 훌륭해야 했다. 화장품을 쓸 때마다 손을 닦아내야 하는 불편함도 해결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일 건 분명했다.

하지만 제품 개발은 험난한 길이었다. ‘주차 확인 스탬프’에서 영감을 얻었지만, 이를 실제 제품으로 만드는 과정이 만만치 않았던 것.

우선, 화장품을 안정적으로 흡수해 담고 있을 스펀지가 매우 중요했다. 각 지역의 스펀지 공장을 돌고 돌아 결국 ‘발포 우레탄 폼’을 찾아냈고, 여기에 화장품 내용물을 흡수시켰다. 이를 팩트 용기에 담아낸 것이 지금의 ‘쿠션’이다.

쿠션의 성공에는 화장품 내용물을 얼굴에 바를 때 쓰는 퍼프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파란색의 에어셀(습식 우레탄) 퍼프는 화장품이 피부에 얇고 균일하게 발릴 수 있게 해준다. 특히 에어셀 퍼프로 내용물을 발랐을 때는 최초 대비 피부 온도가 3도가량 떨어지는 쿨링 효과를 볼 수 있다.

쿠션은 2012년 일본 홈쇼핑 채널을 통해 아이오페 에어쿠션이 진출하면서 해외 시장 공략의 포문을 열었다. 현재 수출국은 일본을 비롯해 중국, 미국, 아세안 등으로 확대됐다.

2013년부터 중국과 싱가폴,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 대만, 홍콩 등지에서는 라네즈의 수분 및 미백 기술을 강화한 ‘라네즈 BB쿠션’이 판매되고 있다. 이 제품은 라네즈 대표 제품으로 성장하며 글로벌 밀리언셀러(500만개 이상 판매, 입점국 대상 2014년 누적 기준)가 됐다.

다양한 피부톤에 맞는 컬러뿐 아니라 화이트닝, 포어 컨트롤, 안티에이징 라인업으로 기능성을 강화한 점도 BB쿠션의 성공을 도왔다. 올해는 BB쿠션 포어 컨트롤 및 BB쿠션 안티에이징의 글로벌 진출 추가 확대를 통해 글로벌 쿠션브랜드 No.1으로 입지를 강화할 예정이다.

한편, 미국 시장에서는 2013년에 플래그십 브랜드인 아모레퍼시픽이 ‘트리트먼트 CC 쿠션’을 출시해 판매 중이다. 2014년 매출은 전년대비 13% 성장했다. 이외에도 미국 타겟(Target) 매장에서 ‘라네즈 BB 쿠션’이 판매되면서 현지 라네즈 전체 판매 제품 중 매출 1위(2014년 누계 매출)를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 에스더 동 미주법인 부사장은 “뉴욕의 뷰티 전문가들은 한국 스킨케어 제품이 기술력에서 미국보다 10년 이상 앞서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며 “아모레퍼시픽의 쿠션 제품들이 K-Beauty의 저력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제보하기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