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또 술 문화는 신명나는 고유의 예술 문화를 창출했다. 이러한 문화가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인기몰이를 하는 아이돌그룹의 원류였음을 부인할 수 없다. 세계적인 엔터테인먼트로 성장하는 데 우리의 술 문화가 큰 기여를 한 셈이다.
세계적으로 음주 문화의 역사는 B.C. 7000년경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또 신석기 시대에 이미 곡물로 빚은 술이 있을 정도였다.
선진 한국으로 도약해야 할 시점에 잘못 형성된 술 문화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 요즘처럼 연말이면 다양한 모임이 빈번히 이루어진다. 이러한 시기의 모임은 평소보다 더욱 들뜬 분위기 속에서 형성된다.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과음·폭음이라고 할 수 있겠다. 술자리에 등장하는 술의 종류에는 막걸리, 소주 등 전통주를 비롯해 폭탄주까지 다양하다. 게다가 한국인만의 독특한 술 문화를 빼놓을 수 없다. 바로 2차, 3차로 이어지는 술자리를 만드는 데 있다.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에 따르면 2차 이상 술자리를 만드는 경우가 약 60%에 이르며, 이들 중 16%가 상대방의 강요에 의한 것이라고 한다.
개인의 음주 습관이 같을 수는 없다. 동일한 음주량이라도 성별, 음주방법, 나이, 알콜 흡수 정도에 따라 취하는 정도가 다르다. 이런 측면에서 상대방의 음주량을 인정하고 이를 존중해주어야 한다. 음주량이 적거나 음주를 싫어하는 사람에겐 독주가 된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 분위기를 맞추기 위해서 타의에 의해 과음을 해서도 안 될 것이다. 강압에 의한 음주는 사회윤리적으로 용납될 수 없다. 더군다나 그것이 에너지 낭비, 생산성 저하로 이어진다면 사회·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건전한 음주 문화를 형성하는 것은 선진 한국으로 가는 첩경이기도 하다. 문화적 측면뿐만 아니라 공공경제적 측면에서도 개인은 물론 국가·사회발전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술 문화는 대화촉매제 역할을 하기도 하나 과음·폭음은 대화법이나 행동에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이를 테면 부자연스러운 언행, 주위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는 장황한 대화 등을 들 수 있겠다.
미국, 일본, 독일 등 선진국의 술 문화는 우리와 사뭇 다르다. 서로 잔을 권한다든지, 2차를 가는 경우를 찾아보기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경우 폭음으로 인한 사망자는 연간 약 9만명에 이른다. 우리나라의 경우 알콜중독 환자수는 무려 약 160만명에 달한다. 이는 인구의 3%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무려 20조원을 초과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방치해 두어선 안 된다. 범사회적·범국가적 차원에서 ‘과음·폭음’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 아름다운 우리의 음주 문화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인정과 친근함을 보여주기 위해 돌리는 술잔이 과음·폭음으로 이어진다면 공공의 안녕과 질서를 방해하는 꼴이다.
‘과음·폭음’을 예방하는 적절한 방책의 하나로 절주 운동을 시행하는 것이다. 적정 음주량을 제시하고 이를 측정할 수 있는 보편적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안전하고 건전한 음주 문화의 정착이야말로 선진 한국의 문화이미지 구축과 상생 창출의 표상이 아니겠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