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청년유권자연맹 이연주 대표운영위원장 인터뷰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삼포세대’, 20대 비정규직을 가리킨 ‘88만 원’ 세대, 실용적이고 세련되지만 값이 싸서 언제라도 다른 제품과 대체할 수 있는 스웨덴 가구 이케아에 빗댄 ‘이케아세대’ 등 우리나라 젊은이들의 팍팍한 삶을 가리키는 신조어는 더 이상 우리에게 낯설지 않다.

안타깝게도 이 씁쓸한 단어들은 대부분 19~39세의 청년 세대의 상황을 일컫는다.

(사)한국청년유권자연맹(청연) 이연주 대표는 청년 정치 참여 운동을 펼쳐 이러한 청년들에게 힘을 더하고 있다.

청연은 특정 정치 정당을 지지하지 않는 정치중립단체로서 회원들 개개인의 정당 활동은 허용하되 정치적으로 민감한 이슈는 다루지 않는다.

청연은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청년들의 정치 참여를 유도한다. 먼저는 정치에 관심이 없는 청년들을 위한 프로그램이고, 두 번째는 정치에 대한 관심이 있는 청년들을 위한 것이다.

예를 들어 청연은 18대 대선을 앞두고 광화문 광장에서 ‘청바지 쇼(청년이 바라는 지도자 쇼)’를 열었다. 정치에 무관심한 세대로 여겨진 청년층의 관심과 참여의 폭을 넓히기 위해 열게 된 이날 행사는 실제로 대선 후보와 만나 청년 세대의 목소리를 전달했다.

이 외에도 청연은 콘서트, 전시회, 체험전 등 일반 시민과 청년들이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이 대표는 “정치에 관심이 적은 친구들에게는 우리 모든 일상이 실은 정치와 관련되지 않는 것이 없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청연의 ‘영리더스 프로그램’과 ‘지방의회 프로그램’ 등에 참여했던 청년들은 정치에 관심을 갖게 돼 총학생 회장이 되거나 정당에 들어가 청년위원장, 부대변인이 되는 경우도 있다.

지방의회 프로그램에 참여한 청년들은 지방의회를 실제 모니터링 하게 된다. 보통 지방의원들에 대한 좋지 않은 사회적 편견이 팽배해 있지만, 지방의회의 중요성과 의원들의 성실하고 능력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되면서 지방의원직을 꿈꾸게 되는 경우도 있다.

청연은 청년들의 유권자 운동 방향으로 세 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지도자를 ▲기르고 ▲선택하고 ▲선택한 지도자에 대해 책임지는 것이다. 특히 이 대표는 우리나라 인재양성 시스템이 약하다고 지적하며 이에 대한 해결책이 없다면 앞으로도 인사 관련 문제가 계속해서 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보다 근본적인 청년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청년이 직접 정치에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렇게 롤모델이 생기면 이를 통해 정치를 바라보는 청년들의 시선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이 대표는 정치활동을 꿈꾸고 있는 청년들에게 무엇보다 전문성을 갖출 것을 강조했다.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명예롭게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경제적 자립 능력 또한 중요하다.

또 그는 현재 대한민국 정당 시스템은 지역 기반의 양대 정당 구조인데, 지금의 청년들이 본격적으로 정치 활동을 할 때에는 이념과 공약 중심의 소통하는 정당 활동으로 개편될 것이라고도 내다봤다.

청년 지도자에게 남다른 리더십이 요구되는 시대 상황 속에서 이 대표는 ‘여성성리더십’을 강조한다.

여성성리더십은 여성 즉 엄마의 마음처럼 소통하고 배려, 포용하는 섬세한 리더십을 말한다.

팍팍한 삶 가운데, 누군가가 자신의 어려운 부분을 생각해주고 배려해주는 것은 마치 엄마가 자녀를 챙기는 마음처럼 따뜻하게 느껴질 것이다. 남녀를 불문하고 그러한 성향을 보이는 리더들에게 세계는 이미 열광하고 있다.

청연은 전국적으로 9개 지부를 두고 관련 지회활동을 하고 있으며, 지난 11월에는 전남지부 목포지회를 설립하는 등 이어 내년에도 활발한 지역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또한 청연은 교육 혜택이 수도권에 집중되지 않고 전국에 골고루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 대표는 “청년들의 정치 활동이 마치 기성세대가 혜택을 줘 이루어지는 것처럼 보여지는 부분이 있지만, 앞으로는 청년들의 정치 활동이 제도권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청년들의 실력과 자격을 이끌어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취재: 이지영 기자/ 영상: 김미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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