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시장 규모 대비 증가폭 미흡한 실정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M&A 규모는 11조 2000억 원을 기록했다. 2012년 이후 반기 기준 최고치다.
올 상반기까지 진행된 대형거래만 4건에 달한다. 삼성SDI와 제일모직이 3조 5000억 원 규모의 M&A를 성사시켰고 다음·카카오 3조 1000억 원, 현대엔지니어링·현대엠코 1조 4000억 원, 우리투자증권·NH농협증권 7000억 원 등이 추진됐다.
하지만 금액이 늘어난 것과 달리 건수는 오히려 줄어들었다. 게다가 대형 거래 건 대부분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진행됐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성사된 M&A 건수는 82건이다. 이는 2013년 상반기(111건)보다 29건, 하반기(133건)보다 51건 줄어든 수치다.
또한 상반기 발생한 M&A는 대기업이 신성장동력과 관련해 벤처기업을 인수·합병하는 게 아니라, 재무구조 개선에 집중돼 있었다. 활발한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M&A가 진행되는 글로벌 시장의 상황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또 그룹 내 유사업무를 담당하는 계열사를 합병하거나 지주회사를 설립하는 등 지배구조를 개편하기 위한 분할도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제일모직과 삼성SDI 합병(3월), 한라홀딩스와 만도 분할(6월),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 합병(2013년), 대한항공과 한진칼 분할(2013년)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 때문에 사업을 다각화하려는 목적의 대외양수도·합병 실적은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글로벌 시장 대비 미미한 규모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올해 전세계 상반기 M&A 규모는 1조 7700억 달러로 2008년 금융위기 후 최대치를 기록하며 큰 폭으로 성장 중이다.
긍정적인 부분은 향후 국내 M&A 시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금감원은 현재 많은 대기업 계열 금융회사가 매물로 나와 있는 점을 고려할 때 M&A 규모가 확대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또 대우조선해양과 팬오션 등 대형 매물도 많다. 하지만 이 역시 구조조정이나 지배구조 개편을 목적으로 한 게 대부분이다.
현재 대우증권, KDB생명(산업은행 매각 추진), 현대증권(현대그룹 구조조정 관련), 아주캐피탈(아주그룹 구조조정 관련) 등이 매물로 나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