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이 28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의 대통령비서실과 국가안보실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세월호 사고 당일 청와대 경내 머물면서 보고받아
김기춘 “특정 위치 말하지 않은 것은 경호상 이유”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청와대는 28일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4월 16일 세월호 여객선 사고 당시 7시간 동안 7차례에 걸쳐 구두와 전화로 지시를 내렸다고 밝혔다.

이날 청와대는 국회 운영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답변자료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난 4월 16일 오전 10시 국가안보실로부터 최초 보고를 받은 뒤 오후 5시 15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방문하기까지 7시간여 동안 7차례에 걸쳐 직접 또는 전화로 필요한 지시를 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의 이 같은 답변은 세월호 사고 당시 7시간 동안 박근혜 대통령의 행적을 두고 의혹 제기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대통령비서실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박 대통령이 최초 보고를 받은 오전 10시부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방문한 오후 5시 15분까지 7시간 동안 대통령은 총 7회에 걸쳐 유선으로 필요한 지시를 했으며, 안보실과 비서실을 통해 총 19차례에 걸쳐 관련 보고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 출석한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의 설명에 의하면 박 대통령은 세월호 사고에 대한 최초보고를 받은 지 15분 뒤인 오전 10시 15분 안보실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단 한 명의 인명피해도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 여객선내 객실 등을 철저히 확인해 누락인원이 없도록 할 것’을 지시했다.

이어 10시 22분 대통령은 안보실장에게 다시 전화해 철저한 구조 작업을 재차 지시했다. 30분엔 해양경찰청장에게 전화해 ‘해경 특공대를 투입해서라도 인원구조에 최선을 다할 것’을 주문했다.

이와 관련 김재원 의원은 “대통령이 줄곧 청와대 경내에서 20~30분 간격으로 보고받고 지시한 사실이 확인됐다”면서 “적절한 대응조치를 했음에도 당일 대통령이 어디에 계셨는가가 광범위하게 논란이 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청와대의 설명을 요구했다.

김기춘 실장은 “대통령께서 당일 외부 행사가 없어서 줄곧 경내에서 직무하고 계셨고, 다만 국가원수의 경호 때문에 특정한 위치를 말씀드리긴 어렵다고 일관되게 말했다”라며 “동선은 경호상 밝힐 수 없어서 그랬지, 그날 대통령께서 종일 청와대에 계시면서 시시각각 보고받고 지시했다”고 해명했다.

대통령의 자세한 위치를 공개하지 못하는 이유와 관련해 김 실장은 “대통령이 집무하는 청와대는 비교적 제한된 곳으로 위성에서도 내려다보고, 적 무인기가 서울상공을 다니면서 촬영하기 때문에 특정 시간에 대통령의 위치를 말한다는 것은 경호상 큰 문제를 야기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관저에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선 “관저도 집무실의 연장이라고 볼 수 있다. 대통령은 아침에 일어나서 주무실 때까지가 근무 시간”이라고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서영교 의원은 “저희가 (세월호 당시 보고와 관련한) 청와대 자료를 요청했는데, 온 게 없다. 김기춘 실장의 서면, 유선, 구두 지시사항을 제출해 달라고 했는데, 공개할 수 없다고 한다”며 “이런 식으로 하니깐 온갖 억측이 난무한다”고 주장했다.

정의당 김제남 의원은 “잘못된 보고에 의해 대통령이 잘못된 판단을 했다면, 그 보고체계에 있는 있는 분을 문책해야 한다”며 대통령에 대한 보고내용을 자료로 요청했다.

이에 김 실장은 보고내용 원본은 대통령기록물이기 때문에 제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제보하기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