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국악관현악단이 오는 17일 음악회 ‘역(易), 변화의 리듬’을 연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의 공연 모습 (사진제공: 국립극장)

국립국악관현악단, 전통 재해석한 음악회 열어
‘세마치 볼레로’ ‘대취타 易’ 등 신개념 곡 선사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역발상’은 일반적인 생각과 반대가 되는 생각을 해내는 것이다. 음악에서는 ‘변주’와 비슷하다. 이러한 시도는 쉽지 않다. 그래서 때때로 좋은 자극제가 된다.

국립국악관현악단(예술감독 원일)이 발상의 전환으로 변화를 시도하는 음악회 ‘역(易), 변화의 리듬’을 오는 17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연다.

장단을 주제로 재작곡, 협연, 변주하는 이번 작품은 “국악관현악에는 역(易)이 필요하다”는 발상으로부터 시작됐다. 이 시대에 맞는 새로운 음악을 찾는 것 뿐만 아니라, 기존의 것을 다시 뒤집어 보는 작업을 통해 국악관현악의 진화를 꾀하고자 하는 취지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우리 음악의 역을 위해 타악기에 주목했다. 장단이 바로 우리 음악의 DNA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번 연주회에서는 이 시대 관객에게 유효한 음악을 들려주기 위해 장단을 중심으로 여러 형태의 ‘역’을 시도했다. ‘세마치 볼레로’ ‘마림바와 국악관현악을 위한 TOCCARE(토카레)’ ‘신모듬 2악장’ ‘기원’ 등 다섯 곡을 선보인다.

먼저 가장 큰 기대작으로 꼽히는 ‘세마치 볼레로’는 모리스 라벨의 ‘볼레로’를 원일 감독의 파격적인 해석과 장단의 다양한 변주로 재작곡된 곡이다. 서양 음악의 화성대신 우리 음악의 색채감을 입혀 서양의 음악이지만 서구적이지 않은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올 것이다.

국악관현악의 시작 이래 가장 많이 연주된 곡으로 꼽히는 곡 ‘신모듬(작곡 박범훈)’, 이 곡이 2악장에 해당하는 신모듬 2악장 ‘기원’을 원곡자 박범훈의 제자이자 장르를 넘나드는 활동을 통해 열정적인 작곡가로 부상 중인 황호준이 재작곡해 또 다른 감동을 선사할 예정
이다.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젊은 서양음악 작곡가 박정규에게 위촉한 초연곡 ‘마림바와 국악관현악을 위한 협주곡 TOCCARE(토카레)’도 기대되는 작품이다. 마림바는 뉴욕타임스로부터 “빛나는 기교와 섬세한 음악성을 보여줬다”라는 호평을 받은 젊은 퍼커셔니스트 한문경이 협연에 나선다.

또 조선시대 왕의 행차 때 연주됐던 ‘대취타’를 현대적인 긴장감과 장쾌한 타악의 울림, 그리고 이와 대비되는 관현악적 어울림으로 구성한 ‘대취타 易(역)’도 들려준다.

연주회의 대미는 전통악기와 현대적 작곡 기법의 결합을 통해 악기의 전통성을 유지하면서도 당대성을 확보한 곡으로 평가받고 있는 정일련 작곡의 신개념 사물놀이 협주곡 ‘혼’이 장식한다.

전통의 재해석과 장르의 확장을 통해 가장 한국적인 현대음악을 선보이고 있는 국립국악관현악단이 원초적 음악 요소인 ‘리듬’을 다양한 방식으로 재해석하고 비틀어 관객들과 소통할 수 있는 음악을 선보인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이번 연주회를 통해 정체되지 않고 항상 새로운, 그러나 정체성을 잃지 않는 한국음악을 추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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