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대왕릉 유적종합정비사업 조감도 (사진제공: 문화재청)

조선왕릉 능제에 맞게 복원
2단계 시행… 288억 투자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세종대왕유적관리소(소장 류근식)가 16일 경기도 여주에 위치한 세종대왕릉 정자각에서 영릉(英陵, 조선 4대 왕 세종의 능)과 영릉(寧陵, 17대 왕 효종의 능) 유적 종합정비사업 착공식을 개최했다.

영릉과 영릉 유적 종합정비사업은 1970년대 성역화 사업 때 현대식으로 정비됐던 능을, 조선왕릉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2009년)에 따라 조선왕릉의 능제에 맞게 복원하는 사업이다.

영릉(英陵)은 지난 2011년 발굴조사에서 참배 도로인 참도(參道)와 배수를 위한 어구(御溝)가 발견됐다. 이를 통해 기존의 혼령이 다니는 신도(神道)를 가운데로 양쪽으로 왕이 걷는 어도(御道) 두 길이 배치된 세 길이 아닌 신도와 어도 각각 한 길로 이뤄진 두 길이었음이 드러났다. 또 동쪽과 서쪽에서 어구도 발견됐으며, 이는 내연지라는 연못으로 이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열린 유적 종합정비사업 착공식은 홍보영상 상영, 사업경과와 계획 발표, 개기고유제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특히 정비사업에 관해 각 분야 국민이 바라는 점을 공유하고, 이를 사업에 반영하는 등 소통에 중점을 뒀다.

문화재청은 영릉과 영릉 유적 종합정비사업을 1단계와 2단계로 구분해 시행하며, 올해부터 2019년까지 총 6년간 288억 원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1단계 사업은 능제 복원을 위한 사전 공사인 세종대왕역사전시관 건립, 효종대왕릉의 매표소와 주차장 신설을 골자로 한다. 이후 2단계 사업은 세종대왕 재실 복원, 광장과 주차장 철거․정비, 참도 복구와 연지 복원 등이 예정돼 있다.

한편 복원되는 영릉(英陵)은 조선 4대 왕 세종과 비 소헌왕후의 능으로 한 봉우리에 다른 방을 갖춘 형식의 합장릉이다. 봉분 앞에 영이 거하는 혼유석이 두 좌가 놓여 합장릉임을 알 수 있다. 병풍석을 두르지 않고 난간석만 설치했으며, 기존 왕릉에는 난간석에 십이지신상을 세워 방위를 표시했지만 영릉은 십이지를 문자로 간소화했다. 본래 광주(廣州, 현재의 서울시 서초구 내곡동) 헌릉의 서쪽에 쌍실로 조성됐었으나 능자리가 불길하다며 1469년(예종 1)에 여주로 옮겨졌다.

함께 복원되는 조선 17대 왕 효종의 능인 영릉(寧陵)은 효종과 비인 인선왕후의 쌍릉이다. 보통 왕릉과 왕비릉이 나란히 조성된 것과 달리 상하로 배치하는 동원상하릉 형태다. 세종의 능처럼 병풍석을 두르지 않고 십이지도 문자로 새긴 간소화된 능제 형식이다. 조성됐을 때는 건원릉 서쪽 산줄기 위치했다가 1673년(현종 14) 영릉(英陵) 동쪽으로 옮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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