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남 에듀윌 대표 한양대 특임교수

 

주부 오유미(가명) 씨는 직업상담사 2급 자격증 취득을 준비하고 있다. 인사팀에서 근무했던 경력을 살려 자격증 취득 후 직업상담사로 활동하기 위해서다.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게 되면서 재취업을 하고 싶었지만 경력단절 기간이 2년 넘게 이어지다 보니 구직활동을 하기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고 한다. 이에 무작정 취업전선에 뛰어들기보다는 확실한 목표를 갖고 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예전부터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직업상담사에 눈을 돌려 자격증 취득부터 시작하게 되었던 것이다.

오유미 씨의 사례처럼 공인중개사나 사회복지사, 직업상담사 등 전문 자격증 취득을 준비하는 수험생들 중에는 경력단절로 생긴 공백 기간 때문에 재취업이 쉽지 않아 전문 자격증으로 경쟁력을 갖추려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더 나은 직장으로의 이직을 위해, 또는 창업이나 고시준비, 육아 등의 이유로 직장을 그만 두었다가 다시금 재취업을 하려고 할 때 가장 큰 걸림돌이 되는 것이 바로 경력단절이다. IMF 이후 경력직 선호현상이 심화되면서 경력 공백이 있는 지원자를 꺼려하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경력단절로 공백이 생겼을 경우 입사지원 하려는 기업에 이를 어떻게 전달할지 몰라 어려움을 겪을 때가 많다. 경력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꾸준한 경력관리다. 직장을 그만 두었는데 어떻게 경력관리를 할 수 있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경력관리를 할 수 있는 방법은 매우 다양하다.

몇 년 전 육아 문제로 직장을 그만두고 3년간 전업주부로 지냈던 30대 여성이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쇼핑호스트로 선발돼 주목을 받은 적이 있다. 이 여성의 경쟁력은 전업주부가 된 후에도 소홀히 하지 않았던 경력관리였다. 통역가이드로 활동한 경력을 토대로 틈틈이 프리랜서 번역 일을 해 왔고, 쇼핑호스트가 되겠다고 결심한 후에는 방송 아카데미의 쇼핑호스트 과정을 3개월씩 두 차례나 수강했다. 서류와 면접전형에서 이러한 그녀의 노력은 차별화된 경쟁력이 됐으며, 결국 쟁쟁한 경쟁자들 사이에서 입사의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입사지원 시에 눈을 낮추는 것도 중요하다. 경력단절 후 생긴 공백을 만회하기가 쉽지 않다는 생각은 하지만 연봉 수준은 최소한 예전에 받던 만큼은 받아야 한다고 말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한 입사지원자를 긍정적으로 평가할 회사는 많지 않다. 경력 공백이 있는 만큼 눈을 낮춰 입사지원을 한다면 다시금 일할 수 있는 기회가 그만큼 넓어질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눈을 낮춰 일할 곳을 찾는 것 역시 주의해야 한다. 경력 공백이 생기면 자신도 모르게 위축되는 경향이 있는데, 경력 공백 기간 동안 자신의 생활에 대해 자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 시간을 얼마나 값지게 보냈는가를 스스로 인정할 수 있어야 자기소개서나 면접에서도 당당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력단절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 생각을 한번 뒤집어 경력 공백 기간 동안 자신이 얻은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재취업에 성공하기 위해 자신의 목표를 어떻게 설정해야 하며, 어떤 대안들을 마련해야 하는가를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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