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사고 예방 미흡… 건강증진 정책 확대 필요”
[천지일보=김민아 기자] 우리나라 연간 사망자 26만 명 중 40%가량은 치료‧예방을 통해 죽음을 피할 수 있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9일 정영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이 통계청의 2010년 사망원인통계 자료를 분석해 ‘우리나라의 회피 가능 사망률’을 조사한 결과 치료나 예방을 통해 회피 가능한 사망자의 비중은 38.8%로 나타났다.
치료 가능 사망은 조기 검진, 시의적절한 치료 등과 같은 양질의 보건의료중재를 통해 피할 수 있었던 죽음을 의미한다. 예방 가능 사망은 흡연, 위험 음주와 같은 건강위험요인 관리와 예방접종과 같은 공공보건정책, 자살 및 사고 예방 등을 통해 피할 수 있었던 죽음을 뜻한다.
연구 결과 전체 사망자 중 치료 가능 사망 비중은 14.4%, 예방 가능 사망 비중은 28.6%로 집계됐다.
연령대로 보면 25~29세 사이의 사망자 중 회피 가능 사망률은 84.7%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또 20~24세와 24~30세가 각각 82.3%, 35~39세가 78.8%로 뒤를 이었다. 이를 통해 젊은 연령층에서 회피 가능 사망 비중이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영·유아·청소년기 회피 가능 사망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연령대는 4세 이하로 측정됐다. 4세 이하는 치료 가능 사망률이 전체의 67.2%를 차지했다.
성별로는 질병과 사고·손상으로 인한 회피 가능 사망 비중이 각각 남성 32.3%, 15.3%에 비해 여성 18.7%, 9.1%로 남성이 모두 높았다.
2000년 이후 우리나라 회피 가능 사망률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유독 ‘예방 가능 사고’에 의한 사망률만 급증했다. 2000년 인구 10만 명당 57.9명이던 예방 가능 사망률은 2010년 66명으로 14%나 증가했다. 자살, 교통사고, 세월호 참사 같은 재난 및 안전사고 의한 사망이 여기에 해당한다.
정 연구위원은 “의료 서비스의 발달로 질병 치료 성과는 비교적 높아지고 있지만 질병·사고의 예방은 아직 미흡하다”며 “예방 가능 사망률을 감소시키기 위한 예방 및 건강증진 정책이 더욱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