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춘태 중국 월수외국어대학교 한국어학과 교수

 
방글라데시는 약 1억 8000만 명의 인구가 있는 서남아시아에 위치한 나라다. 이 나라의 최대 산업은 봉제·의류 산업으로 75%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세계에서 인구밀도가 가장 높고 1인당 국민소득이 1015달러인 관계로 다른 국가에서 원조를 많이 받는 실정이다. 이 나라에서 이뤄지는 한국어교육은 크게 두 가지 부류로 나눠볼 수 있다. 하나는 대학교 부설기관으로 외국어교육원에 개설된 한국어 강좌다. 다른 하나는 한국산업인력공단과 연계형으로 설립한 타카 세종학당에서 이뤄지는 한국어 강좌다. 우리나라와 수교한 지는 41년의 역사가 있으며 우리 국민은 약 7000명 거주하고 있다. 양국 간의 본격적인 교류는 1993년부터 도입된 외국인 산업기술연수생 제도를 통해서였다. 이를 계기로 2007년에는 양국 간 고용허가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고용허가제란 국내 산업현장에서 인력을 구하지 못한 기업이 외국인근로자를 합법적으로 고용할 수 있도록 마련된 제도로 2004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이러한 제도의 채택으로 국가 차원에서 고용허가제 한국어능력시험인 ‘EPS TOPIK’을 하고 있다.

대학 차원에서 한국어강좌가 개설된 곳은 최고의 명문대학인 다카국립대학(University of Dhaka) 내의 외국어교육원이다. 한국어가 정규과목으로 채택된 것은 아니지만, 방과 후 특별과정으로 이뤄지고 있다. 한국어를 가르치는 교원의 대부분은 한국국제협력단에서 파견한 단원이 주류를 이룬다. 이처럼 한국어 교육이 상대적으로 미미한 방글라데시에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점진적으로 고조되고 있다. 올해 4월 20일 다카국립대학교에서 치른 제34회 한국어능력시험에는 120명이 응시했다.

방글라데시에서는 한류도 아직 찾아보기가 어렵다. 다만 2011년 처음으로 ‘대장금’이 주 1회 방영되기도 했다. 방글라데시 사람은 외부문화 수용에 대해 적극적이지 못하고 배타적인 면이 있다. 하지만 예외적으로 인도의 대중문화를 받아들이는 데는 긍정적이다. 이는 역사적으로 인도와 방글라데시가 같은 나라여서 문화적 동질감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도의 대중문화가 보편화돼 있으며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우리 대중문화를 방글라데시에 전파할 수 있는 기회를 창출해야 한다. 이는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이 점증되고 있으며, 한국 관련 취업을 원하는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의 문화가 방글라데시에서 보편화된 것과 달리 우리의 문화 전파에서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은 한국에 대한 매력을 갖게 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대중의 욕구와 요구가 무엇인지 먼저 파악해야 한다. 일찍이 백범 김구 선생은 ‘나의 소원’에서 ‘우리 국민성을 향상시키고 산업을 발전시키는 것은 문화의 힘’이라고 설파했다. 그는 문화융성이 국가번영이라는 탁월한 안목이 있었다. 방글라데시는 노동력이 풍부하다. 우리는 이들 인력을 우리 산업현장에 국가성장 동력원으로 활용함은 물론 지한파를 양성하는 데 주연이 돼야 한다. 이처럼 한국어와 한국문화가 미진한 방글라데시에서 그 파급효과를 뿌리내리려면 범정부 차원의 각별한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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