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 1억 814만 원-女 5974만 원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우리나라 대학생들의 기대결혼비용이 남자는 평균 1억 814만 원, 여자는 평균 5974만 원으로 나타났다. 남자가 여자보다 5천만 원 정도 더 많이 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17일 경희대 아동가족학과 유계숙 교수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청년층 대학생의 소비욕구와 기대결혼비용이 기대결혼연령에 미치는 영향’이란 연구보고서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간하는 전문학술지 ‘보건사회연구’ 최근호에 실었다.

유 교수는 2012년 5~6월에 서울 소재 4년제 13개 대학에 재학 중인 대학생 가운데 미혼이며 앞으로 결혼할 생각이 있는 384명(남자 190명, 여자 19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했다. 그는 설문조사에서 소비욕구 수준이 장래에 기대하는 결혼비용에 끼치는 영향과 기대결혼비용이 기대결혼연령에 주는 영향을 살펴봤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년층 대학생들의 소비욕구 수준은 전반적으로 높았다. 자기개발 욕구와 인지정서적 욕구가 상위권을 차지했으며 심미적 욕구와 차별화 욕구가 그 뒤를 이었다. 과시적 욕구와 동조의 욕구는 보통에서 약간 높은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대학생들은 결혼할 때 상대방의 비용을 제외하고 본인이 부담할 것으로 예상하는 결혼비용 액수를 평균 8368만 원이라고 생각했다. 최저 액수는 100만 원, 최고 액수는 6억 원이었다. 기대하는 결혼연령은 전체 평균 29.76세였으며 적게는 만24세, 많게는 만37세까지 나왔다. 성별로 살펴보면 남자는 30.63세, 여자는 28.90세로 집계됐다.

또 다양한 소비욕구 가운데 과시적 소비욕구의 수준이 높을수록, 여학생보단 남학생이 앞으로 본인이 부담하는 기대결혼비용이 많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본인이 부담할 것으로 기대하는 결혼비용이 많을수록, 대학생 자신이 기대하는 결혼연령은 늦춰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유 교수는 “한국사회의 높은 결혼비용문제와 남녀차별적 결혼비용 부담구조, 과시적 혼례문화의 병폐가 해결되지 않으면, 현재의 만혼화 추세는 계속되면서 궁극적으로 국내 저출산 현상이 심화할 것”으로 말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제보하기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