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에 젖은 국민, 들었다 놨다 ‘말썽’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남편이 해난구조대 대원인데요. 문자로 연락왔는데 현재 일부 대원들이 교대로 선체에 진입해서 수색했다는데 탐조등 비출 필요도 없이 선체 안에 승객 시신들이 너무 많다고… 어떡해요.’

지난 16일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온라인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사이버상에는 이 같은 메시지가 떠돌았다. 이외에도 ▲사실이 검증되지 않은 유언비어 ▲생존자‧생존자 가족 비하 ▲실종자 수 통계 오류와 허술한 사고 수습 등미숙한 정부 대응을 비난하는 내용이 순식간에 퍼졌다.

이후 정부와 경찰, 언론에 대한 전 국민의 불신이 더욱 극대화됐고 구조에 힘쓰는 잠수부와 생존자를 비난하는 데까지 이르렀다. 또 확인되지 않은 유언비어들은 가족의 생사를 알 수 없어 슬픔에 젖어 있는 실종자 가족들을 희망고문 했다.

초기에 네티즌들은 극히 동요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평정심을 찾아 갔다. 트위터리안 ‘hay*****’는 “세월호 구조 잠수부들이 건성으로 구조하는 척한다는 선동으로 가족들을 격앙하게 하는 악의 무리는 즉각 선동을 중단하라”며 “현장 밖에서 마치 자신들이 하면 금방 구조할 수 있듯 거짓말하는 자들 역시 입 다물라. 이들의 주장을 경쟁 보도하는 언론의 가벼움도 한심하다”고 비난했다.

경찰도 세월호와 관련해 허위사실을 온라인에 퍼트린 최초 유포자를 검거하는 등 엄정대응에 들어갔다. 지난 25일 경찰청은 온라인으로 유포되고 있는 악성 유언비어 112건을 찾아 76건에 대해 내사를 벌여 18명을 붙잡았다.

검거된 18명의 유포자 중 10대가 8명(44%)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10대 학생들이 별다른 죄의식 없이 온라인상에서 주목받기 위해 장난·호기심 차원에서 허위사실을 유포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경찰은 판단했다.

실제로 이날 검거된 A(12)양은 경찰 조사에서 “언니, 오빠들이 빨리 구조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살아있는 것처럼 글을 써서 SNS에 올렸다”고 진술했다.

이어 20대가 5명(27%), 30대 3명(16%), 40대 2명(13%) 순으로 나타났다. 직업별로는 초등학생에서 대학생까지 학생이 10명으로 다수를 차지했고, 무직 6명, 영어강사 등 기타가 2명이었다.

김귀찬 경찰청 수사국장은 “전국의 사이버수사요원, 지능범죄수사요원 등 가용경력을 총동원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유포되는 악성유언비어의 모니터링을 지속할 것”이라며 “위법사실이 밝혀질 경우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정히 사법처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경찰의 이러한 단속에도 죄의식 없는 10~20대 학생을 중심으로 온‧오프라인에는 악성 유언비어가 끊임없이 수면 위로 오르고 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가벼운 몇 번의 손놀림이 나비효과처럼 번져 폭풍우를 몰고 오게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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