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임관혁)는 횡령·배임 의혹을 받고 있는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을 비롯해 4명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사진은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이 지난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검찰청에서 재소환 조사를 받고 귀가하며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는 모습. (사진출처: 뉴시스)

‘횡령·배임’ 혐의 우선 적용
전직 핵심 경영진 3명도 함께 구속영장
정·관계 로비 수사 본격화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수천억원대 횡령·배임 의혹을 받고 있는 강덕수(64) 전 STX그룹 회장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검찰은 강 전 회장을 포함해 핵심 경영진에게도 구속영장에게도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8일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임관혁)는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 등 4명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횡령·배임 등에 관여한 혐의로 변모(60) 전 STX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 이모(50) 전 STX그룹 경영기획실장, 김모(58) 전 STX조선해양 CFO도 함께 일괄 사법처리했다.

강 전 회장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배임죄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함께 사법처리를 받은 변 전 CFO와 이 전 경영기획실장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를, 김 전 CFO는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위반 혐의를 각각 받고 있다.

강 전 회장 등의 횡령 액수는 약 540억 원, 배임 약 3100억 원, 분식회계 규모 약 2조3000억 원으로 파악되고 있다.

검찰은 강 전 회장이 고위 임원들과 공모해 STX중공업의 법인자금으로 재정난에 빠진 다른 계열사의 기업어음(CP)을 매입하거나 연대보증을 지시하는 등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가 있다고 보고 있다.

또한 이 과정에서 법인 자금을 횡령하고 5년에 걸쳐 제조원가를 낮추거나 허위로 회계처리하는 등 분식회계의 혐의도 적용하고 있다.

강 전 회장은 또한 그룹 계열사를 헐값에 매각하고 계열사 내부거래를 통해 납품단가를 과다 지급하는 수법으로 회사 자금을 횡령하고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 과정에서 혐의를 대부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 전 회장은 ‘회사를 살리기 위한 경영상 판단이었고 고의로 회사에 손해를 끼치거나 법인 자금을 횡령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강 전 회장이 계열사를 지원 등 사업 추진 과정에서 부당 개입하고 거액의 회사 돈을 횡령한 정황을 가지고 구속 수사 방침을 정한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사안이 중대하고 STX그룹 계열사에 대한 은행자금 투입 규모가 10조 원에 달하는 점 등 구속 수사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번 주에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강 전 회장 등에 대한 영장실질신사(구속전피의자심문)이 있을 예정이다.

검찰은 구속 수사를 통해 정·관계 로비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특히 이희범(65) LG상사 부회장이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STX중공업·STX에너지 총괄 회장을 맡았던 만큼 이 부회장에 대한 수사를 할 방침이다.

이 부회장이 재임하고 있던 당시 STX중공업 경영진의 횡령·배임, 분식회계 등이 이뤄진 만큼 이 부회장의 개입여부를 파악할 계획이다.

검찰은 이 부회장이 산업자원부 장관과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등을 역임해, 인맥을 활용한 정·관계 로비 가능성도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이 부회장을 지난주에 이어 조만간 다시 불러 공모여부 등을 확인한 뒤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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