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특한 건축양식ㆍ구조 자랑
독립운동가ㆍ충절인물 배출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우리나라에는 독특한 건축양식과 구조를 자랑하며 ‘고유문화’로서 가치가 있는 고택이 많다. 최근에는 ‘안동 향산고택’과 ‘예산 수당고택’이 국가지정문화재 중요민속문화재로 각각 지정됐다.
문화재청이 중요민속문화재 제280호로 지정한 ‘안동 향산고택’은 향산 이만도(1842~1910) 등 3대에 걸쳐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삼대 독립운동가문’의 고택이다.
독립운동가 이만도 선생은 명성황후 시해 사건 때는 의병을 일으켜 항일의병 운동을 했고, 1910년에 나라가 침탈당하자 유서를 지어놓고 단식하다가 24일 만에 순국했다.
이만도 선생뿐만 아니라 장자인 이중업(1863~1921)과 아내 의성 김씨 김락(1862~1929)이 독립운동에 가담했다. 김락 선생은 일제의 고문으로 실명까지 당했다. 그의 아들 이동흠(1881~1967)까지 아우와 함께 독립운동을 했다.
1949년 청구리에 유허비가 세워졌으며, 1962년에는 건국훈장이 수여됐고, 1986년 3월 1일에는 한집안 3대의 독립유공을 기려 ‘3대(三代) 독립운동가문’으로 지정받았다.
집안 내력과 독립운동에 관한 3000여 점 이상의 전적류와 유품, 유물이 잘 보전되고 있는 등 독립운동사의 지역적 상징성과 역사성을 잘 간직하고 있다.
향산고택은 1973년 8월 31일에 경상북도민속자료 제9호로 지정된 바 있다. 정면 5칸, 측면 1칸 규모의 一(일)자형 사랑채와 정면 5칸, 측면 3칸 반 규모의 ㄷ자형 안채로 구성돼 전체적으로는 ‘튼 口(구)자형’ 주택이다. 건물은 19세기 초중반에 지은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사랑채는 바람막이 판을 단 ‘맞배지붕 집’으로, 이 지역 일반주택에서는 보기 드문 양식이다.
고택은 원래, 도산면 토계동에 있었다. 하지만 안동댐 공사로 수몰돼 1976년 현재의 위치인 안동시 안막동으로 옮겨 세웠다.
향산고택은 전형적인 한옥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주변이 소나무와 밤나무 등의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여 있어 자연과 하나 되는 자연 친화적 고택이다.
이번에 중요민속문화재 제281호로 지정된 ‘예산 수당고택’은 아계 이산해(1539~1609)의 손자 이구의 부인 전주 이씨(1588~1668)가 1637년에 창건했다. 1846년 중수를 거쳐 현재에 이르고 있다.
수당고택은 지세에 따라 높은 곳인 동쪽에 안채를, 서편에 사랑채를 병렬로 배치했다. 고택은 한말과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수당 이남규(1855-1907) 등 4대에 걸쳐 충절인물을 배출한 곳으로 건축적·역사적 가치가 크다고 평가됐다.
또 인근 수당기념관에 전시하고 있는 17세기 이후 생성된 다량의 고문서와 집안 유물들은 수당가의 변화와 조선 후기 사회경제 상황을 잘 보여주고 있다.
문화재청은 중요민속문화재로 지정된 두 고택이 체계적으로 정비ㆍ보존되고 역사문화관광 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해당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하고 적극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