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는 지금 전쟁 중… 세상의 불균형 조절하는 사도 될 것”
“아이들에게 보여주는 교사의 진실한 ‘눈물’만큼 강한 교육은 없다”
“푸근한 정서와 소녀 같은 감성으로 학생과 교사, 학부모의 든든한 버팀목”

 

▲ 대전교육감 출마하는 윤석희 대전글꽃초등학교장.

[천지일보=김지현 기자] “청와대 최고 지도자로부터 ‘스승상’이라는 이름으로/ 잘하라는 격려와 위로의 축배 한 잔을 받았을/ 그 때의 감격보다 더 큰 감사와 감격으로…/ 정의(正義)의 날을 세우며 낙심으로 기진해 있는 자들에게/ 작은 지팡이를 돌려드릴 ‘섬김의 마음’으로/ ‘세상의 불균형을 조절하는 작은 사도’가 되어야지 마음을 다집니다.” 

 

희생과 봉사, 손해만 나는 어머니의 삶, 그 뒷모습을 바라보며 자란 윤석희 대전글꽃초등학교장이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쓴 시(詩) ‘늘 내 안에 계신 어머님께’라는 시(詩)다.

최근 윤석희 교장은 ‘이 세상의 꽃님들이여, 미안합니다 -교육의 빛과 그림자’란 제목의 책을 내고 지난해 12월 4일 출판기념회를 했다.

‘미안합니다’란 책을 쓰게 된 계기에 대해 기자가 물으니 윤 교장은 “어느 날 우연히 책상 정리를 하다가 물건보다 소중하고 살아 움직이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정리하고 돌아보며 마음을 다듬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했다.

그동안 수십 년을 살아오면서 그 수많은 사람들과의 만남 가운데 ‘미안한 일’이 참 많았다는 생각을 하면서 “늘 미안합니다. 감사합니다!”란 말이 가장 하고 싶은 말이라고 한다.

살아계신 분들은 물론, 돌아가신 분들에게도 전할 수 없고, 차마 부끄러워서 꺼내지 못했던 ‘미안한 이야기들’을 직접 표현할 수 없는 것이 안타까워 글로 적어 보았다는 것. 마치 “천주교인이 고해성사를 하듯” 말이다.

윤석희 교장은 “옛 어른들은 ‘사랑의 회초리’로 자녀를 많이 때리면서 가르치셨고 그만큼 바르게 자란 면이 있다”면서 “하지만 요즘은 아이들을 교육하면서 ‘말 한마디라도 너무 센 표현을 하지 않았나, 조금이라도 상처가 되지는 않았을까?’ 하며 늘 돌아보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윤 교장은 “대전시가 많은 분야에서 모범적인 시정 운영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학교 폭력 면에서 좋은 기록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서 “특히 우리 교사들은 아이들을 가르치고 상담할 때 언어폭력 부분을 신경을 많이 쓰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끊임없이 아이들의 창의성을 계발하고 여러 분야에서 ‘전국 최우수’란 자랑스러운 성과로 유명한 윤석희 교장은 “별 무리 없이 하게 된 정년퇴임을 앞두고 홀가분함보다는 앞으로도 교육에 대한 책임감과 더불어 새로운 비전, 그리고 소망을 가지게 된다”고 말했다.

윤 교장은 ‘가장 효과적인 교육’에 대해 묻자, 아이들에게 보여주는 교사의 진실한 ‘눈물’이라고 답했다. 눈물처럼 강한 교육이 없다는 것이다.

“학교폭력 지도실적이라는 이름 아래 승진 가산점이 생긴 원년…/ 각 학교별 학급별 상황은 백인백색인데/ 학생들의 성향 특성 고려 없이/ 특별 공로자 한 두 명이 아닌/ 어느 학교나 거의 같은 직원 30~50% 가산점 부여…/ 동료 교사 간에/ 보이지 않는 경계와 가산점 취득 경쟁으로/ 동료 교사 간 위화감과 갈등 조작/ 옆 반에서 아이들이 다툼이 일어나도/ 나서고 싶지 않은 교사들/ 우리 반에서만 문제가 없기를 바라며…”

윤석희 교장의 ‘학교는 지금 전쟁 중’이란 제목의 글이다.
윤 교장은 이 책 속에서 올 해 처음 시도된 학교폭력지도실적 우수교사에게 주어지는 승진 가산점 제도의 불합리성을 꼬집었다.

‘지금 학교는 전쟁 중’이란 말 속에 교사 간 불신과 과열 경쟁으로 인한 위화감, 살얼음장 같은 교직 풍토를 조성하는 상부 기관의 무분별한 제도에 대해 여과 없이 비판했다.

이 같은 문제에 대해 고민 속에 빠져있는 현장 교단의 교장으로서 윤 교장은 일부 교직단체에서 부가점 반납을 종용했지만 모른 척 상부 기관의 명령에 따를 수밖에 없는 용기 없는 자신을 고백하고 있는 교사의 양심의 소리다.

윤 교장은 “푸근한 정서와 소녀 같은 감성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힘을 주며 후배 교사들과 학부모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다”는 주변의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4일 글꽃초등학교 강당에서 출판기념회를 연 윤석희(대전글꽃초등학교장)의 저서 ‘미안합니다’는 현재 전국적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43년간의 교사생활을 한 윤석희 교장의 저서 ‘미안합니다’는 시인이면서 시낭송가이기도 한 그의 유년시절, 교사시절, 그리고 한 가정의 아내와 엄마로서, 사회 활동가로서 겪은 내심을 소박하면서도 진정어린 마음으로 표현한 시·에세이집이다.

책 안에는 저자의 어린 시절 복숭아 서리했던 이야기부터 소녀시절 겪었던 일들, 그리고 친구의 죽음을 막지 못한 미안함에 대한 글과 교사시절 제자에게 미안했던 이야기, 교장이 되어 상부기관의 눈치를 보느라 용기를 내지 못함에 고개 숙여 사과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저자인 윤석희 교장은 “제 시(詩)들이 누군가에게 희망을 누군가에게는 치유를 주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염원하며 시집을 엮어내었다”며, “시를 읽고 전화를 주시기도 하고 만남을 요청하는 분들이 있어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출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절판을 눈앞에 둔 ‘미안합니다’에 대해 일부 독자들은 현직 교사로서의 잔잔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여과 없이 기록된 현 교직의 실상을 잘 보여주는 고발성 내용이 담겨 있어 호평을 받는 것이라고 전한다.

한편 43년간 교육활동을 하면서 한국교육자대상, 대통령상 등을 수상하고 이창호스피치리십연구소 교육자문위원장 등을 비롯해 다양한 활동을 한 윤석희 교장은 오는 2월 말 교직을 떠난다.

윤석희 교장은 정년을 마친 후 대전시 교육감에 출마, 본격적인 활동을 할 계획이다.
 

윤석희 교장의 걸어온 길(학력 및 약력)
-충남 논산 출신
-공주사대부고, 공주교대 졸업
-충남대 교육학 석사
-침례신학대 신학석사
-미국 캘리포니아대학원 기독교교육학 박사
-한국 여교장협의회 이사, 회장
-대전 여교장협의회 회장 등 역임

-현(現) 국제존타 대전3클럽 회장
-현(現) 시인, 시낭송가, 대전문인협회 회원
-현(現) 전국 사랑의일기 심사위원장
-현(現) (사) 인간성회복추진협의회 이사
-현(現) 굿네이버스, 월드비전 운영이사

윤석희 교장 수상 경력
-한국일보 주관 한국교육자 대상
-스승의 날 모범교사 대통령 표창
-청소년연맹 전임지도자 훈장
-우주정보 소년단 전임지도자 훈장
-한글선양 우수 공무원 대전시장 상
-전국 시낭송가 대상
-오늘의 문학회 신인문학상
-공무원 문학회 신인문학상
-공주교육대학 성적우수 학장 상
-교육부장관 상 다수
-대전시교육감 상 다수
-교육장 상 다수
 

▲ 2011년 5월 한국초등여교장협의회 이사들과 이명박 대통령 영부인 김윤옥 여사와 윤석희 교장(왼쪽에서 네번째)이 청와대 영빈관에서 교육현안문제협의 후 오찬 나누기 전 기념사진.

 

 

▲ 윤석희 교장이 2012년 9월 10일 대전 KBS 방송총국에서 꽃꽂이 전시회를 하면서 출품 기념으로 찍은 사진.

 

 

▲ 2013년 6월 15일 대전글꽃초등학교 5학년 3반 교실에서 대청호 물사랑교육 지킴이단 출범식을 하면서 학생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는 윤석희 교장.

 

 

▲ 2013년 6월 24일 대전글꽃초등학교 전교어린이회장과 교감 교장 행정실장과 윤석희 교장이 대전글꽃초교 전교생이 모은 쌀을 6.25 참전용사들에게 전달하러 떠나기 전 대전글꽃초교 교정에서 찍은 기념사진.

 

 

▲ 2013년 4월 18일 대전글꽃초등학교 교장실에서 6학년 각반 회장들과 윤석희 교장이 함께 찍은 사진.

 

 

▲ 2013년 4월 6일 대전글꽃초등학교 각반 회장들과 학교장 윤석희 교장이 학교운동장에서 찍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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