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 8조3000억원… 전분기 대비 18% 급감

[천지일보=박수란 기자] 매분기마다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던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 10조 원을 돌파했으나, 4분기엔 영업익이 8조 원대로 급락했다. 당초 영업익이 9조 원 안팎이라는 시장의 예상과 달리 이번 실적은 어닝쇼크 수준이다. 이 같은 실적 부진은 스마트폰 수익성 악화와 신경영 20주년 특별성과급 등 일회성 비용 탓이라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매출 59조 원, 영업이익 8조 3000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56조 600억 원)에 비해 5.24% 증가했으나, 전분기에 비해서는 0.14%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6.11% 줄었으며 전분기 대비 18.31%나 급감했다.

당초 국내 증권사들이 추정한 삼성전자 4분기 영업이익은 9조 7000억 원 수준으로, 8조 원대의 영업이익은 예상 밖의 결과라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다만 유일하게 외국계 증권사인 BNP파리바만이 최근 삼성전자 4분기 영업이익을 8조 7800억 원으로 전망한 바 있다.

그러나 연간으로 보면 228조 42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201조 1000억 원) 대비 13.59%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36조 7700억 원으로 전년의 29조 100억 원에 비해 26.57% 신장했다. 이로써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30조 원 시대를 열었다.

증권가에서는 휴대폰을 중심으로 한 무선통신사업부문(IM)이 5조 3000억 원 내외, 반도체부문 2조 6000억 원 내외, 디스플레이부문 3000억 원 내외, 생활가전부문 1000억 원 내외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내다봤다.

실적 부진 이유는 휴대폰 사업의 수익성 악화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IM부문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 6조 5100억 원에서 2분기엔 6조 2800억 원으로 떨어졌지만, 3분기에 다시 6조 7000억 원으로 끌어올렸다. 하지만 4분기엔 5조 원대의 영업익을 기록한 것으로 전망된다.

송종호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휴대폰 사업의 수익 악화 규모가 생각보다 큰 것 같다”며 “영업이익이 6조 원대에서 5조 원대로 1조 원이 빠진 상황이라, 향후 회복하기 어려울 수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올해 2분기에 출시되는 삼성전자 차기 스마트폰 ‘갤럭시S5’에 대한 시장 반응에 따라 회복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함께 TV사업의 부진과 일회성 비용, 연말 재고 조정, 환율 등도 실적 악화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전망도 그다지 밝지 않다. 1분기는 전통적으로 IT업계의 비수기이기도 하지만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성장세 둔화와 경쟁사들 간의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어 IM 사업부 실적의 하향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에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IM 사업부의 수익 부진이 예상되고 있어 삼성전자의 새로운 먹거리 발굴이 여느 때 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스마트폰 성장 둔화와 TV시장 정체, 일본기업의 경쟁력 회복과 중국기업의 글로벌 진출 등이 예고돼 있어 업체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할 것”이라면서 “올해 소프트웨어‧의료기기사업‧B2B사업 등 미래 성장 동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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