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일녀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올해 마지막 기준금리 결정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현 수준으로 동결될 전망이다.
금통위는 오는 12일 정례회의를 열고 올해 마지막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시장 전문가들은 기준금리가 연 2.50%로 현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렇게 되면 지난 6월 2.50%로 동결된 데 이후 7개월 연속 동결되는 것이다. 또 올 들어 기준금리 조정은 한 차례(5월, 2.75%→ 2.50%)로 끝나게 된다.
동결 전망에 힘이 실리는 것은 최근 완만하나마 국내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해외 주요국들의 경제상황도 크게 달라진 게 없어 금리를 움직일 요인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 2, 3분기 우리 경제는 전기 대비 각각 1.1%의 성장을 기록했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 역시 지난 10월 580억 달러를 넘어선 가운데, 올해 한은의 전망치인 630억 달러는 충분히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를 앞두고 한은이 선제적으로 금리를 조정하기에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양적완화 축소 시점을 논의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는 당장 오는 17~18일 열릴 예정이다.
이재승 KB투자증권 연구원은 9일 “이달 말 예정된 FOMC 회의에서는 양적완화 축소와 관련된 신호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내의 경우 미국의 통화정책 변화 가능성 등에 대비해 동결을 유지하면서 관망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부에서 디플레이션 가능성을 제기하며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데, 현재 실질금리는 사실상 제로 상태인 만큼 금리를 낮춰도 효과는 높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5일(현지시각) 기준금리를 현행 0.25%로 동결했다. 호주도 지난 3일 기준금리를 2.5%로 유지했다.
기준금리가 지속 동결된 가운데 한은의 금리 조정 시기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이와 관련 윤창현 한국금융연구원장은 9일 열린 ‘글로벌 금융환경 변화와 한국의 대응’ 정책심포지엄에서 “내년 경제성장률이 4.0%를 기록할 전망”이라며 “한은은 내년 중 기준금리 인상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은이 경기 정점 부근에서 금리를 뒤늦게 인상한 사례가 있다”며 “실물경제에 미치는 파급 시차를 감안하면 내년 중 기준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경기 회복이 과거와 같이 빠르지 않아 경기 고점이 언제인지 정확하게 포착하기 힘들다”면서 “경기 부양에서 안정으로 금리정책 방향을 적기에 전환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