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의 2인자이자 김정은의 후견인 역할을 했던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실각 가능성이 큰 가운데 중국과의 파이프 역할을 하고, 남북대화, 대미협상 등을 주도해왔다는 점에서 그의 실각은 북한의 외교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새누리 “또 불신병”… 민주 “정치적 목적 깔린 듯”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북한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실각설이 여야 간 음모론 공방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가정보원이 공개한 해당 정보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민주당은 ‘장성택 실각설’ 정보의 공개 형식과 시점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감추지 않고 있다. 국회 차원의 국정원 개혁 추진에 대한 ‘물 타기’ 의도가 아니냐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이런 민주당을 ‘불신병’에 걸린 것으로 간주하는 등 음모론 차단에 나섰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5일 C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의 실각 또는 측근들의 숙청설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다”며 “중국이나 미국도 신중한 태도를 나타내는 걸 보면 지금은 뭐라고 단정적으로 얘기할 수 없는 상태”라고 했다.

국정원의 정보 능력에 의문을 달기도 했다. 그는 “국정원은 늘 대북 휴민트(인적정보) 문제에 대해 오버를 한다”며 “과거 김정일이 쓰러졌을 때 ‘칫솔질을 하고 있다’, 또 최근 이설주 염문설, 이번에 장성택 문제를 보면 오히려 테킨트(기술정보), 감청 같은 것이 더 정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특히 국정원의 정보 공개 시점이 국정원 개혁특위 구성 합의 발표 직전인 점을 두고 “국정원은 항상 셀프 개혁안을 발표했지, 국회에서 특위가 구성돼 개혁하는 것은 처음이기 때문에, 이런 것을 조금 물 타기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강하게 가졌다”고 말했다.

군 장성 출신인 민주당 백군기 의원은 장성택의 실각 가능성을 최초로 제기한 국정원과 국방부 장관, 통일부 장관의 견해가 엇갈린 점을 두고 “대체 누구의 말에 장단을 맞춰야 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에게 대북정보, 안보와 직결된 정보는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적어도 정부기관이 입이라도 맞춰서 혼란과 혼선이 없기를 당부한다”면서도 “정부기관이 따로따로 이를 발표한 것은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정보를 이용한 셈”이라고 꼬집었다.

이 같은 의혹에 새누리당 홍문종 사무총장은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장성택 실각설’ 공개 시점을 놓고 음모론을 제기했다. 이 정도면 심각한 불치의 불신병이 아닐 수 없다”며 “국가 안위가 걸려 있든 말든 일단 음모론을 먼저 제기하고 보는 민주당에 국민들은 황당해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일호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이번 사안은 국회 정보위 야당 간사가 먼저 언론에 발표했는데 민주당 주장대로 음모라면 왜 야당 간사가 음모에 동원됐느냐”며 정치적 음모론에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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