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파·온건파 입장차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민주당이 11일부터 13일까지 인사청문회를 제외한 상임위원회를 전면 보이콧했지만, 이에 대한 당내 온도차가 감지된다.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국민여론을 환기하기 위해 인사청문회 기간에 인사청문회를 제외한 모든 국회 의사일정을 잠정 중단키로 했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보이콧 카드는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한 특검 도입과 특위 설치를 끌어내기 위한 대여 압박의 전략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황찬현 감사원장과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통해 대여 공세에 나설 수 있는 호재라는 전략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내년도 예산안과 각종 민생·경제 법안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경고’ 차원으로도 읽힌다. 민주당 내 강경파는 이처럼 강경투쟁을 통해 정국의 우위를 점해야 한다는 입장이 강하다.
당내 온건파는 그러나 민생·경제 법안 처리도 소홀히 해선 안 된다는 분위기다. 이는 국회 파행의 책임을 떠안아야 한다는 비난의 여론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이처럼 대여 전략에 대한 강경파와 온건파 간의 입장차는 당내 갈등의 불씨가 된다는 분석이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전날(11일) 자신의 트위터에 “강경투쟁은 필요하지만, 의총도 없이 3일간 보이콧한 것은 의원들의 의사도 수렴치 않은 바람직한 결정이라 생각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당내 노선 갈등과 함께 국회 파행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질 경우 민주당이 상임위를 마냥 보이콧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새누리당은 연일 비난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김기현 정책위 의장은 12일 “경제의 피가 말라 수혈이 시급한데도 법안과 예산 수혈조차 내팽개치고 당리당략에 골몰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은 “우리나라는 경제문제와 우리나라를 둘러싼 동북아 정세가 굉장히 심각하다”면서 “국회는 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상임위 보이콧을 우회적으로 비난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상임위에 참석하지 않는 방식은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싸우는 명분을 얻기 어렵다”며 “민생경제와 관련해선 (상임위에서) 치열하게 싸우는 모습을 보여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