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명희 수원 정자초 교장이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직무를 보고 있다. (사진제공: 수원정자초)

정명희 수원 정자초 교장

[천지일보=배성주 기자] “세계에서 선두적인 역할을 하는 사람은 깨끗한 마음과 창의 지성을 지닌 사람입니다.”

지난 9월 30일 장애 학생 인식 개선을 위한 ‘행복한 어깨동무 festival󰡑축제가 열린 수원 종합운동장에서 정명희 교장을 만났다. 행사가 시작되고 무대 위에 여러 출연자들의 공연이 펼쳐졌지만, 특히 장애를 가진 이용환 시인의 시낭송, 이희아 씨의 피아노 연주가 이어질 때면 정명희 교장의 눈빛이 더욱 반짝거렸다. 그를 3주 뒤 수원시 정자초 교장실에서 다시 만났다.

그에게 ‘행복한 어깨동무 festival󰡑축제를 성공리에 개최하고 난 후 주변의 반응을 먼저 물었다.

“먼저 어깨동무라는 것은 어울림, 깨소금, 동행, 무한사랑 의미를 담고 있는데, 손을 잡고 걸어가는 것 위에 따뜻하게 어깨동무를 하고 함께 가는 것을 말한다”라며 축제이름의 의미를 전했다.

이어 “‘장애인식 개선을 위한’ 다른 행사들은 10~12개의 공연으로 이뤄지는 콘서트 형식을 갖지만, 우리는 교사들이 밤을 새워 가며 직접 아이디어를 내 학생들이 체험하면서 배울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부스를 설치․운영했다. 그래서인지 학부모님들도 많이 참여하셨고 굉장히 자랑스럽게 생각하시는 것 같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국내 최초 WHO 공인 국제 안전학교

수원 정자초등학교는 2008년도 국내 최초, 아시아 최초로 WHO 안전 학교로 공인을 받고 2011년에 재공인 받았으며, 2014년 재공인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

“WHO 국제안전학교 공인을 받기가 굉장히 까다롭습니다. 현재는 7가지 기준을 통과해야 하는데, 그중에 핵심 기준을 최초로 우리 정자초등학교 교사들이 연구해 개발했어요. 지금은 이 프로그램을 계속 업그레이드 시켜 여러 안전도시, 안전학교에 보급하고 있고요. 또 교사들의 안전교육 지도 교본도 직접 만들어 전달하고 있습니다.”

수원시에서 공인 받을 때 정자초가 연구학교로 돼 있었고 열심히 노력해 선정이 됐다. 이후로도 교장과 교사들의 끊임없는 연구와 노력으로 발전을 거듭해 나가고 있다.

그래서일까. 국내는 물론 일본, 대만, 필리핀에서도 자문을 구하러 온단다. 작은 초등학교에 불과하지만 대한민국의 대표라고 생각하며 국가적 위상을 높이기 위해 사명감을 가지고 그들을 대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교내에서 안전교육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을까. 궁금해졌다.
“행복의 시작은 안전이에요. 어릴 때부터 안전교육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아요. 그래서 우리는 재량활동시간을 통해 수시로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있어요.”

운동장 옆으로 난 숲길을 걸으면서도 안전수칙과 교통 표지판을 보면서, 학생들이 일상에서도 안전에 대한 인식을 할 수 있게 돼 있다.

운동장에서 사고가 많이 일어난다며, 농구 골대에 스폰지를 붙여 놓고, 쿠션 있는 인조잔디를 사용해, 미연에 사고를 방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계단에도 미끄럼 방지 시설을 설치해 작은 시설 하나에도 학생들의 안전을 생각하는 정 교장의 마음을 엿볼 수 있었다.

▲ 정명희 교장(가운데)이 학생들과 손을 잡고 교정을 걷고 있다. (사진제공: 수원정자초)

행복한 교육동행, 창의ㆍ지성인 육성

정자초등학교의 교육 목표는 ‘슬기롭고 당당한 창의 지성의 스마트한 글로벌 인재육성’이다. 창의 ․ 지성인을 육성하기 위한 방안으로 단연 인문학 독서 교육을 꼽았다.

실제로 정명희 교장은 박경리 선생과 같은 소설가를 꿈꾸던 문학소녀였다. 그러나 지금은 쉴 틈 없이 바쁜 교직 생활로 ‘시’ 창작에만 몰두해있다. 현재 ‘사랑 한 잎 그리움 한 잎’ 작품의 시인이면서 화성서정문학회 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한국문학인 협회, 수원문인협회, 화성서정문학회와 MOU 체결을 했어요. 그래서 저희 학교에 유명 작가들을 수시로 초청해 강의를 부탁드리죠. 지난주에는 토요 방과 후 학교에 오셔서 직접 싸인을 해주셨어요. 학생들이 유명 작가의 사인을 받는 기쁨도 컸지만, 작가들도 사인과 상담을 하고 나서 굉장히 행복해하고 뿌듯해 하셨어요.”

정 교장도 “학생들에게 작가의 꿈을 심어주고, 누구나 행복할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다”고 말하며 입가에 환한 미소가 가득 번졌다.

교내에서는 시낭송 대회, 시화전, 화성 백일장 등을 개최하며 학생들에게 문학을 가까이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또 도서관 야간 개방을 통해 학생, 학부모, 지역주민들에게 문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독서 생활화를 확대시키고 있다.

그는 마지막으로 “교사들의 눈빛이 살아있게 하는 것이 학교장의 사명이며, 교사는 학생들에게 관심을 갖고 눈맞춤 교육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요즘은 세계 어느 곳을 봐도 선두적인 역할을 하는 사람은 창의 지성을 가진 사람이다. 정직하고 깨끗한 마음과 바른 생각을 가진 기본 바탕 위에 창의적인 사고를 얹어야, 세상도 발전되고 따뜻해지는 사회가 될 것 같다. 그래서 우리 학교는 창의 지성교육에 더욱 힘쓸 것”이라 다짐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제보하기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